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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7조짜리 고용보험, 캐디·택배기사 함께 쓰는 것 반대"

중앙일보 2020.11.22 12:45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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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는 정부 추진안에 대해 “일반 근로자의 고용보험 재정과 분리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경영계 의견이 나왔다. 고용보험 기금액은 2019년 기준 7조3500억원인데, 이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 기존 가입자들의 불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4개 경영자 단체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 입법안’에 대한 조정 의견을 국회에 냈다고 22일 밝혔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엔 보험설계사ㆍ학습지 교사ㆍ캐디ㆍ택배기사ㆍ대리운전기사 등이 해당한다. 경총은 정부 추진 법안을 ①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 의무 가입 ②사업주가 고용보험료 절반 부담 ③소득 감소로 인한 자발적 이직 때도 실업급여 수급 가능 ④근로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고용보험 재정 통합 운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분석하고 있다.
 
의무 가입 규정에 대해 경총은 “당사자들의 가입 의사 선택권을 반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고용보험 가입을 원치 않는 고소득 특수근로종사자는 가입을 원치 않을 수 있다는 논리다.
 
사업주의 보험료 절반 부담 추진안에 대해 경총은 “사업주를 근로관계의 사용자와 동일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사업주의 보험료 분담 비율은 최대 3분의 1이 되도록 하는 게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경총은 고용보험은 비자발적 실직자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를 강조하며 “소득감소에 따른 자발적 이직에도 실업급여 수급을 인정하려 한다”며 “이는 특수근로종사자의 반복적 실업급여 수급을 가능토록 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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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통합 운영 반대 주장도 이와 연결된다. 경총은 “업무 여건이나 이직률, 실업급여 수급 가능성 등이 전혀 다른 특수근로종사자와 일반 근로자의 고용보험 재정을 통합하면 고용보험 전반의 재정 문제뿐만 아니라 기금 조성에 더 크게 기여한 근로자들의 강한 반발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특수근로종사자 고용보험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는 전제를 두고 이런 의견을 냈다. 다만 경총은 “특수근로종사자의 특성과 당사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며 “국회 입법 과정에서 경제계 건의사항이 깊이 있게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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