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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인사이드]‘드론으로 병력 투입’ 출퇴근에도 이용 가능해

중앙일보 2020.11.22 08:00
미 공군 지휘부에 선보인 한 업체의 PAV 비행체 [미 주방위공군]

미 공군 지휘부에 선보인 한 업체의 PAV 비행체 [미 주방위공군]

 
세계 최고로 불리는 미국 군사력의 기반은 정부 차원의 막대한 과학 기술 투자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다. 과거에는 정부가 주도하는 국방 과학기술이 더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21세기 들어서는 민간의 발전이 더 빨라 군이 이를 수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군은 이젠 민간이 발전시킨 기술이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는 데 도움도 준다.

  
미국의 첨단 과학 기술은 과거에는 군사 부분이 주도했고 민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현재 필수품이 되어버린 인터넷, 위성항법시스템(GPS) 등이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되어 민간 분야로 확대된 대표적 사례다. 이렇게 군사기술이 민간에 이전되는 것을 ‘스핀 오프’(Spin-off)라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컴퓨터와 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민간의 기술 발전이 빨라지면서 미 국방부는 수요자로서 역할을 한다. 민간 기술이 군사 분야에 적용되는 것을 ‘스핀 온’(Spin-on)이라고 한다.

 
군사용 위성항법 시스템(GPS)을 사용한 자동차 네비게이션 [wikimedia]

군사용 위성항법 시스템(GPS)을 사용한 자동차 네비게이션 [wikimedia]

 
이 둘에 더해 민간의 기술이 발전했더라도 개발 난도가 높고, 연구 개발에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국방과 민간이 함께 하는 민군 협력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걸 ‘스핀 업’(Spin-up)이라고 한다. 민군 협력은 단순히 군수품 개발과 생산에 그치지 않고, 민수 제품 생산으로도 이어져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민·군’ 기술 건네고·받고, 이젠 협력으로

 
미 국방부는 민간의 기술 발전을 도울 뿐만 기술의 성숙과 시장 형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미 국방부의 대표적인 연구개발 기관인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은 2004년부터 다양한 기술 개발 대회(챌린지)를 주최하고 있다.

 
2004년, 2005년, 그리고 2007년에는 무인자동차 기술 발전을 위한 그랜드 챌린지를 개최했다. 이 챌린지는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을 자극하여 자동차 회사들이 제한적이나마 자율 주행 기능을 포함하게 만들었다. 2013년과 2015년에는 한국과기술원(KAIST)의 휴보(Hubo)가 우승한 로봇 챌린지를 개최했다.  
 
2005년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의 자율주행 무인자동차 챌린지에 참가한 무인 트럭 [미 고등방위연구계획국]

2005년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의 자율주행 무인자동차 챌린지에 참가한 무인 트럭 [미 고등방위연구계획국]

 
이 외에도 바이러스 백신 개발, 사이버 대응 등 다양한 챌린지를 개최했다. 현재도 2017년부터 지하에서의 네비게이션 등을 다루는 서브테라니안(Subterranean) 챌린지, 2018년부터는 지구 저궤도에 로켓을 발사한 후 회수하고 다시 발사하는 런치(Launch)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DARPA의 다양한 챌린지는 해당 분야의 기술 발전을 자극해 궁극적으로 빠른 시간안에 군사적 활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서 진행된다.  
 

군, 도심 교통 문제 해결에 지원 역할 맡아

 
도시가 거대화하면서 현재의 도로 위주 교통망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하늘을 나는 개인용 비행기’(PAV)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PAV는 20세기 초반부터 ‘플라잉카’라는 이름으로 몇몇 개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자동차로 다니다가 필요할 때만 비행기로 전환되기 때문에 자동차와 비행기 모두 자격증이 필요했다.

 
개발 중인 PAV는 좁은 공간에서 이착륙할 수 있도록 수직이착륙기의 형태가 대부분이고, 환경 문제를 이유로 전기추진 방식을 사용하는 ‘전기추진수직이착륙기’(eVTOL)가 대부분이다. PAV와 함께 도로 교통망과 연계되는 허브 역할을 하는 도심항공교통(UAM)도 함께 연구되고 있다.

 
PAV를 개발하는 업체는 2020년 초반까지 알려진 곳만 200개가 넘는다. 한국에서도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 그리고 산업통산자원부와 국토교통부 합동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S-A1'는 현대자동차가 우버와 함께 개발하는 PAV 비행체다. [현대자동차]

'S-A1'는 현대자동차가 우버와 함께 개발하는 PAV 비행체다. [현대자동차]

 
하지만, 아직 PAV가 시장에 정착하려면 제도와 기술적인 면에서 갈 길이 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군사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미 공군이 업체의 개발과 평가를 지원하는 ‘어질리티 프라임’(Agility Prime)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질리티 프라임 프로그램은 미국의 eVTOL을 포함한 PAV 시장의 발전을 장려하고, 시험과 인증 및 핵심 중점 분야를 보유한 기업을 지원하며, 정부를 위해 유망한 기술의 배치를 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군은 1950년대부터 개인용 비행체에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PAV를 병력 수송이나 군수 지원 등에 사용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미 공군이 바라는 제품은 병력 3~8명을 태우고 시속 100마일(160km) 이상의 속도로 1시간 이상 비행하는 수준이다.

 

한국은 여전히 정부가 주도해 기술 개발

 
한화시스템이 11일 국토교통부와 서울특별시가 주최하는 도심항공교통(UAM)의 서울 실증 및 드론택시 시연비행 행사 '도시, 하늘을 열다'에 UAM 팀 코리아 업계 대표로 참가했다.  이날 한화시스템은 개발 중인 PAV 기체 '버터플라이(Butterfly)'의 목업(mock-up, 실물모형)을 국내외 처음으로 선보였다. '전기식 수직 이착륙기(eVTOL)' 타입으로, 저소음·고효율 의 최적속도 로터(Tilt Rotor) 기술이 적용된다.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11일 국토교통부와 서울특별시가 주최하는 도심항공교통(UAM)의 서울 실증 및 드론택시 시연비행 행사 '도시, 하늘을 열다'에 UAM 팀 코리아 업계 대표로 참가했다. 이날 한화시스템은 개발 중인 PAV 기체 '버터플라이(Butterfly)'의 목업(mock-up, 실물모형)을 국내외 처음으로 선보였다. '전기식 수직 이착륙기(eVTOL)' 타입으로, 저소음·고효율 의 최적속도 로터(Tilt Rotor) 기술이 적용된다. [한화시스템]

 
이렇게 미국은 군사 기술뿐만 아니라 민간 기술의 발전과 시장 정착을 돕기 위해서 많은 사업을 벌이고, 정부 차원에서 지원도 많이 하고 있다. 한국은 많은 국방 수요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 첨단 기술군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민간 분야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 중심 연구 프로젝트가 대부분이고, 필요한 무기를 빨리 도입하기 위한 신속 획득 제도도 활용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에 업체들이 수출용으로 개발한 무기를 시범 운용하는 것이 결정되어 수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무기 수출국이 되었지만, 아직 무기 수출 선진국들과는 격차가 크다. 민간이 잘하는 부분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고, 연구 지원을 늘려 방위사업뿐만 아니라 민군 겸용 기술이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울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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