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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업체 "숨도 못쉰다"…美제재 보다 무서운 적 따로있었다

중앙일보 2020.11.21 10:00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첨단 기술 전쟁'에서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인공지능(AI)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AI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센스타임' 등에 제재를 가한 것도 그래서다. 겉으로는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것을 제재 이유로 들었지만 AI 기술 경쟁에서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목적이 컸다.  
 
그러나 정작 중국 AI 업체들의 적(敵)은 미국 정부나 경쟁 업체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보도에서 "이들 업체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중국 정부의 감시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2년간 공공 보안 시설이 급증하며 정부의 주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AI를 활용한 안면인식 기술로 가장 선두에 선 센스타임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트럼프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을 당시만 해도 이 회사가 큰 위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오히려 이후 센스타임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 내 수요가 급증한 덕이었다.  
 
안면인식 기술 [EPA=연합뉴스]

안면인식 기술 [EPA=연합뉴스]

 
중국 보건당국은 전염병 확산을 막는다며 지하철 입구 등에 안면인식 카메라를 설치해 체온은 물론 마스크 착용 여부와 개인정보까지 체크하고 있다.  
  
센스타임이 협력하고 있는 중국 도시만 127개. 이 회사 매출의 약 30%는 보안·감시 서비스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로선 정부 주문만 받아도 회사가 성장하는 데 문제가 없는 셈이다. 또 다른 안면인식 기술 업체 메그비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러나 계속 이런 식으로 정부의 '감시 비즈니스'에 기대기만 한다면 미래는 어두울 것이란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온다. SCMP는 "새로운 기업들이 이 업계에 속속 진입하면서 AI를 활용한 '감시 비즈니스' 시장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사업을 다각화하는 일이 중요하단 뜻이다.  
 

"숨을 곳이 없다" ... 중국은 감시의 나라?

[사진 센스타임]

[사진 센스타임]

 
중국의 AI 기술은 정부의 '감시 네트워크'에 기대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 기술 관련 컨설팅업체 컴패리테크가 지난 7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도시 중 감시 카메라가 가장 많은 20곳 중 18곳이 중국에 있다. 또 전 세계 감시 카메라의 절반은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당 CCTV가 가장 많이 설치된 곳은 약 110만 대가 있는 베이징(1000명당 약 60대)이었고, 뒤이어 상하이가 약 100만대로 2위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는 범죄를 막기 위해 앞으로 안면인식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더욱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개인정보와 인권 침해에 대한 비판에는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아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해 수집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활용하는 데 있어 여전히 명확한 규정이 없는 탓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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