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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법제처 해석에는 없었다, 검증위 무리한 김해신공항 결론

중앙일보 2020.11.21 05:00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에 대해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면서 주요 근거로 제시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지자체와의 협의 시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검증위는 국토교통부가 기본계획(안) 수립 전에 부산시 등과 협의를 해야 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아 중대한 법적 결함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검증위가 김해신공항에 부정적인 결론을 먼저 내려놓고 법제처 유권해석을 끼워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결함 주장의 결점   

김해공항과 가덕도 위치.

김해공항과 가덕도 위치.

  

 20일 총리실과 법제처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법제처는 공항시설법과 관련한 검증위 유권해석 질의에 대한 회신문을 보냈다. 공항 주변에 있는 일정 높이 이상의 산을 깎는 게 원칙이며, 그대로 둘 경우에는 지자체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A4용지 4장 분량에 법조문 해석만 담았다. 
 
 이를 근거로 김수삼 검증위원장은 지난 17일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 발표문에서 “기본적으로 진입제한표면 이상의 장애물은 없애는 것이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방치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본계획(안) 수립 전에 지자체와 협의부터 해야 했다는 지적이었다.  
 

검증위 자의적 해석 논란 

 그러나 본지가 확보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에는 협의를 언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법제처 관계자는 “공식적인 유권해석 외에 따로 검증위에 전달한 의견이나 해석은 없다”고 말했다. 검증위가 자의적으로 ‘지자체와의 협의 선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고시 이후 (지자체와) 논의해도 될 일을 문제 삼는 게 부적절하다”며 “산을 깎을지 아니면, 장애물은 그대로 두고 (비행기가) 우회할지는 기본안을 만든 뒤에 조정하면 된다. 절차상 법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증위 질의응답 자료 캡처

검증위 질의응답 자료 캡처

 

앞뒤 안맞는 질의응답 자료

 게다가 17일 검증위가 배포한 ‘질의응답 자료’를 보면 앞뒤가 안 맞는 설명이 많다. ‘법제처 해석에 따르면 기본계획(안) 고시 후에 (장애물) 방치를 위한 관계행정기관의 장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기본계획(안) 수립 단계에서 협의하지 않은 게 법 위반인가’라고 예상질문을 적어놨다.  

  
 그리고는 답변으로 “기본계획(안) 고시 후에 협의가 필요한 것은 맞음. 다만 법제처 해석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장애물은 방치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방치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등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가 필요한 것임. 따라서 국토부가 당연히 방치하는 것을 전제로 기본계획(안)을 수립한 것은 법 취지에 위배된다고 판단했음”이라고 적었다.  
 
 검증위 질의응답 자료대로라면 산을 깎을지 말지에 대한 협의는 기본계획(안) 고시 뒤에 하면 된다. 그런데 갑자기 이걸 먼저 안 했다고 법 취지에 위배됐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을 연결시킨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전문가는 “상식적으로 기술적 검토를 통해 산을 깎지 않고도 항공 안전에 문제가 없는데 지자체와 협의해야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부산 등 지자체가) 협의에 반대할 것을 단정 짓고 문제 삼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증위 질의응답 자료.

검증위 질의응답 자료.

 

"비행안전도 문제없다"했는데

 게다가 검증위는 이 질의응답 자료에서 “법제처 해석결과가 비행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은 아니다”고 밝혔다.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일 뿐 비행 안전에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설명도 달았다. 검증위가 ‘근본적 검토’의 근거로 내세운 법제처 유권해석마저도 비행 안전을 저해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검증위 측은 “고도제한 높이 이상의 산악 장애물을 원칙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법제처 유권해석이 더해져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검증위는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을 과학적·기술적 관점에서 치열한 논의를 통해 검증했다”고 해명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염지현 기자, 세종=김민욱 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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