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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빌딩 1000만원어치 살게요” 주식처럼 부동산 투자

중앙선데이 2020.11.21 00:21 712호 13면 지면보기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간접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 관련 투자상품과 투자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는 투자자가 부동산을 자산으로 삼은 펀드(REF)·리츠(REITs) 등에 투자하면, 자산운용 업체가 부동산 개발·매매·임대·대출로 거둔 수익을 나눠주는 대체상품이다.
 

카사코리아, 금융플랫폼 개설
부동산 디지털 증권화 상품 첫선
펀드·리츠 등 간접투자 장점 융합

약정기간·환매제한 등 제약 없고
언제든지 거래소서 매매할 수 있어

부동산 간접투자는 초보 투자자도 커피 한 잔 값인 5000원 정도로 부동산에 우회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다.
 
부동산 간접투자의 지난해 연 평균 실질 수익률은 부동산펀드 2~3%, 리츠 4% 등으로 요즘 은행 예금이자나 부동산 직접투자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최근 부동산 값도 상승세여서 부동산 간접투자의 자산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부동산 간접투자는 유형별 특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유리하다. 부동산 펀드는 금융 업체가 투자자 자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수익을, 만기 땐 부동산을 처분해 시세차익을 나눠준다. 투자 대상은 수익형 부동산, 경·공매 물건, 부동산개발 기업 대출, 부동산 개발·분양 등 다양하다. 국내외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100조원을 넘었다.
 
리츠는 부동산 투자기업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이다. 주식을 발행하는 주식형(회사형)과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신탁형으로 나뉜다. 해당 기업은 관련 법에 따라 총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며, 순수익의 7%를 부동산 임대료, 모기지론 이자, 매매 차익 등에서 확보하고,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배당해 투자자 몫이 높은 편이다. 국내 리츠 자산 규모는 올해 8월 56조원을 넘었다.
 
부동산 펀드와 리츠는 전문가가 상품을 선정·운용해, 임대·시세·개발 이익을 나눠준다. 또 공실 발생이나 시세 하락 등 부동산 경기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부동산 펀드는 투자 기간이 최소 3~5년이어서 투자금이 장기간 묶이고, 중도에 환매할 수 없어 환금성이 낮다. 상장 공모형 리츠는 증권시장에서 상장·거래해 중도 환매가 자유롭다. 하지만 상장된 리츠 상품은 많지 않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설춘환 세종사이버대 교수(부동산자산경영학과)는 “펀드·리츠 등은 원금을 보장하지 않으며 이자·공실 증가, 자산 청산 지연, 환율 변동 등에 따라 원금 손실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장단점의 부동산 간접투자는 펀드·리츠의 장점을 융합한 상품으로 또 한 번 진화하고 있다. 금융핀테크 기업인 카사코리아는 상업용 부동산을 자사 플랫폼 안에서 주식처럼 상장·공모하고 수익증권을 매매하는 방식의 금융투자 플랫폼 ‘카사’를 개설했다. 기업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처럼 빌딩을 카사 플랫폼에 상장하는 방식이다. 소수의 고액 자산가만 독점했던 대도시 우량 빌딩에 누구나 500만원, 1000만원 등으로 쉽게 투자·거래할 수 있다. 플랫폼에 빌딩을 사고 팔 수 있는 형태로 상장해 건물주와 신탁사에 자산유동화 기회를 제공하고, 투자자에겐 디지털 형태의 자산유동화증권(Digital ABS)을 발행한다.
 
카사는 이 증권을 ‘DABS’라 칭하고 ‘1DABS(1주)=5000원’으로 산정한다. 5000원을 투자하면 건물 수익증권 1주를 갖는 것이다. 신탁사는 임대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증권 보유량에 따라 분기별로 정기 배당한다. 증권은 약정기간·환매제한 등 제약이 없어 플랫폼 거래소에서 언제든 매매해 시세차익도 챙길 수 있다.  
 
예창완

예창완

P2P와 같이 대출을 담보로 파생된 게 아니라 실물 자산의 수익증권을 사고팔 수 있어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하다. 공모청약이 완료된 후 빌딩이 상장되고 수익증권 매매가 가능해지는 시점부터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전략적인 투자 시점을 투자자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증권 거래여서 소득세 외엔 부동산 보유·매매 세금이 없다. 카사 플랫폼 운영엔 KEB하나은행·KB국민은행·신한금융투자·한국자산신탁·한국토지신탁·코람코자산신탁·가람감정평가법인·중앙감정평가법인·티오리·안랩이 함께 참여한다.
 
카사코리아는 이달 25일 1호 상품으로 ‘역삼 런던빌’을 공모한다. 런던빌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건물로 PCA코리아(미국 국제학교 PCA 분교)가 5년 동안 임차한다. 2호 공모 상품으로 서울 테헤란로에 있는 대형 오피스 빌딩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창완(사진) 카사코리아 대표는 “카사는 지난해 금융위원회 지정 혁신금융서비스로 정식 인가 받았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임대수익에 건물 시세와 수익증권 가치 상승까지 더하면 연 8~10%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카사 DABS도 다른 금융투자 상품과 마찬가지로 원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부동산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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