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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부산파, 與보다 먼저 가덕도 특별법 발의…주호영 발끈했다

중앙일보 2020.11.20 17:27
박수영(왼쪽)ㆍ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해당 법안에는 국민의힘 소속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뉴스1

박수영(왼쪽)ㆍ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해당 법안에는 국민의힘 소속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뉴스1

 
정부ㆍ여당이 일으킨 가덕도 신공항의 파도가 국민의힘을 뒤흔들고 있다. 20일 국민의힘 소속 부산 지역 의원들은 여당보다 먼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을 제출했지만,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에선) 가덕도의 ‘가’자도 논의한 적 없다더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당내 갈등이 심화되자 일각에선 지도부 책임론까지 나오고 있다. 
 
박수영(부산 남갑)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동남권 신공항 위치를 가덕도로 명시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법안을 함께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고, 황보승희(부산 중-영도), 안병길(부산 서-동), 서병수(부산 진갑), 이헌승(부산 진을), 김희곤(부산 동래),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조경태(부산 사하을), 백종헌(부산 금정), 이주환(부산 연제), 전봉민(부산 수영), 장제원(부산 사상), 정동만(부산 기장) 등 당 소속 부산 지역 의원 15명 전원이 법안에 이름을 올렸다.
 
“강하게 질책한다”는 비판은 같은 당 지도부에게서, “고마운 일”라는 반응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왔다. 
 
특히 법안이 제출되던 시간에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던 주 원내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지도부와 논의도 없이 부산 지역 의원들이 (법안을) 낸 것에 대해 회의에서 강하게 질책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과 민주당이 선거를 위해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던진 이슈에 우리가 말려들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가 공개석상에서 같은 당 의원들을 비판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회의에서도 그는 “신공항 검증위원장은 ‘김해신공항(확장안)을 백지화한 적이 없다, 못 쓴다고 한 적이 없다’고 한다”며 “김해신공항을 전반적으로 검토하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의원 40여명이 지난 9월 28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 결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김해신공항이 부적절하다고 결론날 경우, 패스트트랙으로 가덕신공항 추진을 즉각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에서도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PK(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 여야 의원들이 앞장서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송봉근 기자

부산시의원 40여명이 지난 9월 28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 결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김해신공항이 부적절하다고 결론날 경우, 패스트트랙으로 가덕신공항 추진을 즉각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에서도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PK(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 여야 의원들이 앞장서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송봉근 기자

 
반면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의 특별법 발의를 환영한다”며 “우리 당은 한정애 정책위 의장이 대표발의하기로 하고, 그 초안을 법제실에서 이미 검토하고 있다. 야당의 법 내용까지 잘 반영해 책임 있게 발의할 것”이라고 반겼다.

 
이처럼 가덕도 신공항이 양당 간 논쟁이 아닌 내부 갈등으로 전개되자 국민의힘 내에선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선거가 다가오면 여당이 신공항 카드를 꺼낼 것이 뻔히 예상됐기 때문에 대책이 있을 줄 알았지 이렇게 우왕좌왕할 줄은 몰랐다”며 “이해관계가 극명한 지역 의원끼리 싸우는 건 몰라도, 지도부가 상황을 관리하지 못하는 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비례 초선 의원 역시 “지도부는 어쨌든 지역보다는 당 전체의 입장을 좀 고려해서 입장을 내야 하는데 주 원내대표의 반응은 너무 자기 지역구에 치중된 것으로 보여 우려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주류인 대구ㆍ경북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에 반대 입장이 뚜렷하고 주 원내대표 지역구는 대구 수성갑이다.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는데 이런저런 이야기 할 방법이 없다”, “새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강구를 나름대로 할 수밖에 없다”와 같이 애매한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상황 정리가 필요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반면 당 일각에선 당 지도부의 이런 태도가 계산된 전략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선거용으로 꺼낸 신공항 카드를 절차적 하자를 다 무시하고 그냥 넙죽 받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부산 민심도 달래고 의원들도 지역에서 면이 서려면 지도부와 지역 의원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며 충돌하는 게 오히려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20/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20/뉴스1

 
그러나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을 향한 시민들의 열망이 얼마나 오래되고 깊은지 알기 때문에 당내 갈등이란 비판을 감수하고 지도부와 논쟁까지 벌이는 것일 뿐 다른 전략적 고려는 절대 없다”며 “주 원내대표가 자신의 지역에 지나치게 치중된 반응을 보인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선수를 치면서 19일까지 논의되던 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울경 의원들의 특별법 공동발의는 무산됐다. 결과에 대한 해석과 주장은 제각각이었다.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서 법안을 공동발의하자고 요청했지만, 다시 따로 하자며 요청을 철회해 먼저 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은 "공동발의 요청을 철회한 적이 없다"며 "어정쩡한 상태로 스탠스를 못잡고 있다가 아무 상의도 없이 수차례 요청을 무시하고 혼자 낸 걸 보면 국민의힘이 아주 조급한가 보다"고 반박했다.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검증위는 이날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을 추진하는 것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1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검증위는 이날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을 추진하는 것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1

 
윤정민ㆍ정진우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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