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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형'이라 부른 김경수, 靑에 "억울하다니 잘 살펴보라"

중앙일보 2020.11.20 16:42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6일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 실형을 받고 법정을 나서던 모습.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6일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 실형을 받고 법정을 나서던 모습. [연합뉴스]

"김경수 지사가 유재수 전 국장을 '형, 선배'라 불렀다고 했습니다"
 

조국 측 "작년 영장심사, 크리스마스의 악몽이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9차 공판. 이날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김미리 재판장)에선 결심 전 이뤄지는 검찰과 조 전 장관 측의 최종 서증조사가 있었다. 검찰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김경수 경남지사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천경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관련된 검찰 조서를 공개하며 유재수의 구명 청탁 정황을 드러내려 했다. 
 

김경수가 형이라 부른 유재수 

검찰이 공개한 조서 내용 중엔 김 지사가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국장을 "형이나 선배라 불렀다""유재수가 청와대 감찰로 억울하다고 하니 백원우 전 비서관에게 전달해줬다""유재수가 부산시에 있을 땐 신공항 문제 등으로 자주 연락했다"는 진술도 포함돼 있었다. 올해로 56세인 유 전 국장은 김 지사보다 3살이 많다.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의 모습. [연합뉴스]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의 모습. [연합뉴스]

검찰은 유 전 국장이 정권 실세인 김 지사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음을 강조하며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은 다른 감찰과 달리 취급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측은 "유재수와 세 사람 사이의 대화는 들은 적도 없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조 전 장관측 "크리스마스의 악몽 떠올라"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유재수 사건에 대한 재판장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 조 전 장관의 영장실질심사(12월 26일)를 언급하며 "변호사들이 잠도 못자고 준비했다. 악몽의 크리스마스였다"고 회고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 [뉴스1]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 [뉴스1]

검찰이 공개한 김경수·윤건영·천경득 관련 조서에 따르면 유 전 국장과 이들의 친분 정도는 김경수〉천경득〉윤건영 순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건영 의원(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 대해선 유 전 국장도 "김경수에 비해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세 사람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와 유 전 국장이 금융위원회 국회 연락관을 했던 2015~2016년에 여의도에서 인연을 쌓았다. 당시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이다.
 

딱딱했던 윤건영, 화내준 천경득

윤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유재수의 구명 청탁을 받고 "'억울하다면 따박따박 사실 관계를 밝히면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고 진술했다. 다소 차갑게 대했다는 것이다. 반면 김 지사는 "백원우 비서관을 통해 유 전 국장의 억울함을 전해줬고 '알아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천경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모습. [유튜브 영상 캡처]

천경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모습. [유튜브 영상 캡처]

이들중 가장 거친 태도를 보였던 건 현재 법무법인 화우에 있는 천경득 전 행정관이었다. 천 전 행정관은 20대 국회에서 정재호 전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유 전 국장은 "천경득이 몸은 왜소하지만 말투가 쎈 사람이다. '왜 유재수 같은 사람을 감찰하느냐'고 화를 내줘서 고마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세 사람은 유재수로부터 감찰 무마 청탁을 받았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선 "정확한 사실 관계는 다르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유 전 국장은 이들로부터 "당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을 계속 맡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진술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일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 등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일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 등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측 "직권남용 이렇게 적용 안돼"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이들이 나눈 대화를 조 전 장관은 모른다"며 공소사실에 영향을 줄 수 없는 내용이라 반박했다. 또한 조 전 장관에게 적용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직권남용이란 범죄가 남용되고 있다"며 "여러 직권남용 사건을 맡았지만 (이 사건처럼) 이렇게 직권남용 공소사실을 쓸 것은 아니라 본다"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지적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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