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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동의없는 희생”…마포구 “송현동·서부면허시험장 교환 반대”

중앙일보 2020.11.20 16:00
마포구가 최근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검토 중인 ‘송현동·서부면허시험장 부지 맞교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종로구에 문화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마포구 부지를 주민 동의 없이 맞교환하는 건 희생에 가깝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LH 소유시 공공주택 가능성↑…“일방적 추진 우려, 실망”

지난 8월 11일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인 유동균 마포구청장. 최정동기자.

지난 8월 11일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인 유동균 마포구청장. 최정동기자.

 20일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서울시가 대한항공 소유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입을 위해 LH와 맞교환 부지로 상암동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마포구는 LH가 제3자 매입 방식을 통해 서부면허시험장 부지를 소유하게 될 경우 지역 주민이 반대해온 상암동 ‘공공주택 3500호 공급’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 구청장은 “8·4 부동산 대책에서 상암동 일대 6200호의 주택공급을 발표할 때와 마찬가지로 당사자인 마포구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부지 맞교환을 추진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3만6642㎡를 서울시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비롯됐다. 서울시는 해당 지역에 문화공원을 조성하기로 하고 제3자 방식을 통해 부지 교환을 검토해왔다. LH가 송현동 땅을 매입해 대금을 대한항공에 지급한 이후 서울시가 비슷한 가격의 시유지를 LH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서울시와 LH는 맞교환 시유지의 하나로 상암동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 7만2571㎡를 검토 중이다.
 

8·4대책 때도 주민 반발…“협의체 구성해야” 

정부가 8ㆍ4 부동산대책에서 3500가구 공공주택 공급을 발표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연합뉴스]

정부가 8ㆍ4 부동산대책에서 3500가구 공공주택 공급을 발표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연합뉴스]

 문제는 LH가 해당 부지를 소유하게 될 경우 이 지역에 공공주택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8월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8·4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서부면허시험장 3500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미매각 부지 2000호 ▶상암 자동차 검사소 400호 ▶상암 견인차량 보관소 300호 등 총 6200호의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해당 지역 주민이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은 컸다.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서북부 거점 지역인 상암동을 공공주택 부지로만 개발하는 것은 강북·강남의 격차를 벌리는 불균형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상암동의 임대비율은 이미 47%에 이른다”며 “주민·마포구청·지역구 국회의원과 한 마디 사전협의 없이 발표하는 건 찬성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서울시·LH, “맞교환 지역, 아직 확정 아냐”

대한항공이 서울시에 매각을 추진중인 종로구 송현동 부지의 모습.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서울시에 매각을 추진중인 종로구 송현동 부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와 LH는 아직 맞교환 부지로 서부면허시험장을 확정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상면 서울시 공공개발추진반장은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을 맞교환 부지 중 하나로 검토 중이지만 아직 LH와 합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LH 관계자도 “서울시가 시유지를 넘겨주면 지금 분위기로는 공공분양을 할 수는 있겠지만, 부지와 용도를 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는 첨단산업 중심지 조성을 위해 택지개발이 진행됐지만, 학교시설 부족, 교통난 등 선결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래 일자리 창출 등 '상암동 지역 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국토교통부·서울시·마포구·지역주민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며 “지역 현실과 수요에 맞게 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 구 의견을 지속해서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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