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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탈원전 건드린 대전지검, 12월 尹측근 '핀셋 인사'설

중앙일보 2020.11.20 15:44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 고검 정문에 도착, 마중나온 측근으로 분류되는 강남일 대전고검장(가운데), 이두봉 대전지검장(오른쪽)과 차례로 악수한 뒤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 고검 정문에 도착, 마중나온 측근으로 분류되는 강남일 대전고검장(가운데), 이두봉 대전지검장(오른쪽)과 차례로 악수한 뒤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월성 원전 조기폐쇄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수뇌부에 대한 인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간이 촉박해진 대전지검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실무진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두봉 검사장, 이상현 부장이 타깃" 

2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2월 또는 내년 1월 법무부가 직제개편 등 수사권 조정을 근거로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 5부장검사를 '핀셋 인사'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검찰 간부는 "수사권 조정을 명분으로 이르면 12월에 소폭의 인사가 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두봉 검사장과 이상현 부장검사가 타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는 "법무부 검찰국에서 직제개편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전지검 수사라인 등에 대한 인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아직 인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수사팀이 지난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 한수원 등을 전격 압수수색한 이후 여권은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정책에 대한 수사는 권한 남용"이라며 수사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윤 총장이 대전지검을 방문한 직후 이뤄진 점과 이두봉 지검장이 윤 총장과 근무 연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대전지검이 5일과 16일 각각 입장을 내고 "정책의 옳고 그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정책 집행과 법 위반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법무부가 이런 여권에 비판을 의식한 핀셋 인사를 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한수원 실무진 타고 사장까지 

인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사팀은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 12일 한수원 기술전략처 차장 A 씨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일 한수원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지 1주일 만에 실무자 소환 조사를 할 정도로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A 씨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한수원에 용역을 맡긴 '월성 원전에 대한 경제성 평가'에서 실무를 맡은 인물이다. 원전 업계에서는 "경제성 평가 전반을 알고 있는 인물"로 평가한다. 수사팀은 A 씨를 상대로 경제성 평가 과정에서 판매단가 및 이용률 등 평가요인을 변경하는데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고 한다.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윗선 개입 여부를 특정하는 대로 정재훈 한수원 사장 등에 대해서도 차례로 소환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감사방해' 등 혐의 적용 검토

산업부 B 국장과 C 서기관이 감사원의 감사를 방해하기 위해 파일을 대거 삭제한 의혹도 별도로 수사하고 있다. 월성 원전 조기폐쇄에 대한 산업부 내 보고 라인을 따라 삭제된 파일이 있는지 살펴보는 방식이다. 관련자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직권남용, 감사방해' 등 3가지 혐의가 적용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해당 혐의는 감사원이 지난달 20일'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보고서를 발표한 직후 검찰에 전달한 수사참고자료에 근거한 것이라고 한다. 수사참고자료에는 지난해 12월 1일 밤 산자부 사무실에 들어가 444개에 달하는 파일(122개 폴더)를 삭제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에 대해서 적용 가능한 혐의는 자료에 담겼다. 감사원은 검찰은 지난주 삭제된 444개 파일을 복구한 자료 등 백데이터(감사 근거자료)도 수사팀에 임의 제출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시민단체가 원전 의혹을 감사한 최재형 감사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건을 19일 공공수사1부(양동훈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고발 사건을 형사부가 아닌 공공수사부에 배당한 것을 놓고도 "보복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발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형사부가 아닌 자체적으로 혐의를 포착해 수사하는 공공수사부에 배당한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재형 감사원장.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재형 감사원장. 오종택 기자

 
정유진·강광우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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