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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추워..." 中 대졸자들은 왜 학교로 돌아올까?

중앙일보 2020.11.20 13:30

'취업 문' 아닌, '대학원 교문'으로...

[셔터스톡]

[셔터스톡]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대학원에 간다.
 
학부 과정으론 해소되지 않는 학구열 때문에,
원래 전공과 다른 학문에 흥미가 생겨서,
최종 학력을 더 높이기 위해서,
 
이유는 다 다르지만, 이들은 하나의 공통적인 기대를 가지곤 한다. 대학원을 나오면 자기 자신의 '몸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그것이다. 수년간의 대학원 과정은 이를 위한 투자로 여겨지곤 한다. 
글과 관련 없는 이미지 [news.univs.cn 캡처]

글과 관련 없는 이미지 [news.univs.cn 캡처]

 
중국 청년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많은 학생이 대학 졸업 후 '취업 문' 아닌 '대학원 교문'을 두드린다.  
 
학교 안에서 몇 년간 유예기간을 가지면서 실력을 갈고닦을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학교 문밖을 나왔을 때, 남들보다 한 뼘 더 앞서 있는 출발선. 그것이 바로 이들이 바라는 바다.  
 

대졸자 3명 중 1명은 대학원 진학 고려

그런데 만약 나뿐 아니라 대부분 다른 학생들도 비슷한 생각이라면 어떨까. 내 주변 모든 친구가 다 같이 손잡고 대학원으로 향한다면. 수년간 조용히 칼을 갈아 나왔는데, 주변 모든 이들도 다 나만큼 날카로운 칼을 가졌다면 말이다.

입학 정원(좌) / 시험 신청자 수(우) [신경보(新京?) 웨이보 캡처]

입학 정원(좌) / 시험 신청자 수(우) [신경보(新京?) 웨이보 캡처]

 
지금 중국의 상황이 이와 같다. 점점 더 많은 학생이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  
 
2020년 대학원 시험(考研,카오옌) 참가자 수는 정점에 달해, 무려 341만 명을 기록했다. 최근엔 매년 50만 명씩 증가하며 추이가 더 가파른 모습이다. 2020년 중국 전역 대졸자 수는 874만 명인데, 단순 계산을 한다면 약 두세 명 대졸자 중 한 명은 대학원에 진학할 의향이 있다고 해석이 된다.
[소후닷컴 캡처]

[소후닷컴 캡처]

 

'역대급' 취업난과 고학력화 현상 지속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이유는, 지속적인 취업난 때문이다.
 
해마다 수백만의 학생들이 대학 졸업장을 손에 들고 학교 문밖을 나서지만, 이들을 받아줄 기업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 학사 졸업생에 대한 초과공급으로, 많은 대졸자가 노동 시장에서 갈 곳 없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거나, 낮은 임금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신세이다.    
'대학원 진학 이유' 설문 [신경보(新京?) 웨이보 캡처]

'대학원 진학 이유' 설문 [신경보(新京?) 웨이보 캡처]

 
학생들이 직접 답한 '대학원 진학 이유'도 이와 같다. 신경보 조사 자료에 따르면, 60% 이상의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학 졸업 후에 대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눈 점점 높아지는 고용주들

동시에 고용주들의 눈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해 중국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논쟁이 된 사건이 있다. 상하이 교통대(上海交通大学)에서 보안요원을 뽑는데 '석사 학위 이상'의 자격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상하이 교통대 웹사이트 캡처]

[상하이 교통대 웹사이트 캡처]

논란이 일자 학교 측에서는 일반 보안요원이 아닌 보안요원'장'을 뽑는 공고였다고 해명하며 논란을 일축하고자 했다. 보안요원들을 교육하는 보안대 대장을 뽑는 것이니, 해당 공고의 자격요건이 과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의 인터넷에서는 "대학원에 '보안요원 교육학' 전공이라도 있는 거냐"라며, 여전히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동 시장에서도 양극화 심화되나

한편, '억대 연봉 소년'이라는 호칭을 달고 수억 원의 연봉을 받는 청년들의 사례가 중국 매스컴에 보도되기도 했다.
화웨이 천재소년으로 발탁된 장지(張霽) [진르터우탸오, 펑파이신문]

화웨이 천재소년으로 발탁된 장지(張霽) [진르터우탸오, 펑파이신문]

 
소위 '고급 인재 모시기'를 위한 투자에 아낌없는 중국 IT기업들이 파격적인 입사 조건을 내걸고 있는 모습이다. '화웨이 천재 소년의억대 연봉'과, '석사 학위 보안요원', 두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중국 상황이다. 물론 이와 같은 취업난과 핵심 인재 쟁탈전의 양상은 비단 중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라고 한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의 청년들의 '학력 높이기'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석사는 기본, 박사는 선택"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고학력화' 현상은 중국의 미래에 '득'으로 돌아올까, 아니면 '실'로 작용하게 될까.

차이나랩 허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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