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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찾은 진중권 "보수쪽이 안 되는 건 프레임이 없어서"

중앙일보 2020.11.20 11:37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북카페(How's)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 ‘탈진실의 시대’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북카페(How's)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 ‘탈진실의 시대’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뉴스1

 
“바둑천재는 이세돌도 커제도 아니다. 바둑판을 발명한 사람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야당 의원들을 향해 던진 말이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 ‘국민미래포럼’ 주최 강연에서 “보수가 안 되는 게 프레임이 없어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미래포럼은 권은희(국민의당)ㆍ황보승희(국민의힘) 의원 등이 주축이 된 모임이다. 유의동ㆍ김병욱ㆍ배준영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여럿이 현장을 찾았다.

 
진 전 교수는 야당 의원들에게 “여러분이 개별 사안만 갖고 싸우면 이미 (여당의) 프레임에 들어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들은 통으로 얘기를 만들어서 세계관을 준다. 게임에서 무슨 몇천년 전 대륙 등 세계관을 주지 않나”라며 “(그렇게 되면) 개별 사실로 설득할 필요 없다. 대안현실ㆍ매트릭스를 구성하는 얘기”라고 말했다.

 
여권의 프레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엔엘(NL) 운동권 서사다. 이들은 아직까지 민족해방전쟁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진 전 교수는 말했다. 이어 “그들의 세계관은 ‘친일파 청산이 안돼 적폐가 쌓이고 검찰이 썩으면서 조국사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기소되면 검찰의 보복, 판결하면 법원 개혁을 외친다. 세상 전체가 다 썩었고 개혁해야 된다고 한다”며 “이게 그들의 매트릭스를 구성하는 커다란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세계관이 나타난 사례로는 ‘윤미향 사태’ 등을 들었다. 그는 “윤미향 의원을 못 쳐내는 건 NL 서사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며 “한일문제가 날아가기 때문에 못쳐내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와 그쪽 세계의 이념적 유대관계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친일파 척결ㆍ파묘법 같은 말도 안 되는 게 모두 그 서사를 강화하는 장치”라며 “공당(민주당)의 공식 슬로건이 된 ‘총선은 한일전’이라는 대립적 인종주의, 이 거대한 스토리와 싸워야 한다. 그들의 서사가 얼마나 타락했는지 그걸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당을 향해서는 ‘대안적 프레임’을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보수 쪽이 안 되는 게 프레임이 없어서”라면서다. 이어 “개별 사실과 싸우는 건 어떤 건 넘어가도 된다”며 “여러분(야당 의원)에게 중요한 건 자기와의 싸움이다. 우리가 우리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게 입법 과정에서 막 나타나고 구글 검색어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사가 없다고 옛날 것을 가져다 쓸수록 저들에 밀린다. 의제싸움을 과감하게 던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 전 교수는 ‘집권을 위해서는 지지층을 바라보고 가야하는 게 현실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에는 “왜 전선을 한강에 쳐야하는데 낙동강에 치고 그 이북은 빨갱이라 하나.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보수의 얘기를 중도에 늘어놓으라. 그들(민주당)은 주류기 때문에 지지층 보고 가는 게 된다. 여러분은 주류가 아니라 그렇게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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