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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단계로 올리면서 소비 쿠폰 준다는 정부…또 '엇박자' 논란

중앙일보 2020.11.20 06:30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300명대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방역당국이 수도권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하며 외출과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연신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부처에선 소비쿠폰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다. 일각에서는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라면서 소비쿠폰(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심해지는 상황되면 그때 가서 고민"
"일관된 메시지 줘야 하는데 우려"

 
18일 대전시의 한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18일 대전시의 한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9일 제2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정례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강화됐지만, 철저한 방역 조치 아래에서 소비쿠폰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확산세가 조금 더 심해지는 상황이 되면 그때 가서 시행 부처들과 소비쿠폰 문제를 어떻게 할지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 발표 당시 코로나로 인해 타격이 컸던 숙박·관광·공연·영화·전시·체육·외식·농수산물 등 8대 분야에 1684억원을 투입해 소비쿠폰을 발행하기로 한 바 있다. 2만원씩 3차례 외식하면 1만원을 환급해주는 식이다.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의 썰렁한 여행사 창구. 연합뉴스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의 썰렁한 여행사 창구. 연합뉴스

 
그러다 지난 8월 중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우려가 불거졌고 정부는 협의 끝에 사업을 잠시 중단했다가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하자 지난달 22일 재개했다.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는 재개 이유에 대해 “경제도 경제지만 ‘코로나 우울’을 넘어 최근에는 ‘코로나 분노’, ‘코로나 절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민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다”며 “사회 전반에 탄탄한 방역 체계를 갖추고 그 범위 내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추진하는 것이 지금으로써는 가장 지혜로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상황이 다시 악화하며 소비쿠폰 사업을 지속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연일 불필요한 외출과 모임을 연기·취소해달라고 당부하는 가운데 다른 한쪽에서는 외식 등 다중이용시설 소비를 장려하는 것이 모순된다는 것이다.
 
소비쿠폰 사업 지속 방침이 발표되자 한 네티즌은 “코로나가 상대적으로 줄면 어김없이 소비쿠폰을 발행한다. 소비쿠폰을 쓰면서 또 확진자가 늘어나고 무한 도돌이표가 계속된다”며 “정부는 코로나를 잡을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외에 “소비쿠폰을 자꾸 줘서 돌아다니게 한다” “경각심을 잃게 해놓고 다시 (거리두기) 2단계로 가면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버티라는 것이냐”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 또한 방역에 중점을 둬야 할 시기에 자칫 확산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 아닌지 우려한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걸 유도하다 보면 집단 감염 발생 우려가 커진다”며 “쿠폰 발행은 방역당국과 충분히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과 광주, 강원 일부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로 격상한 19일 점심시간 서울 중구 한 식당 출입구에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과 광주, 강원 일부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로 격상한 19일 점심시간 서울 중구 한 식당 출입구에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유행을 차단하려면 이동이나 밀집을 막아야 하는데 쿠폰은 오히려 그런 걸 유도할 수 있다”며 “8월보다 상황이 심각한데 쿠폰 사업은 중단하지 않고 거리두기 단계도 느슨한데 올리는 걸 꺼린다. 과거 경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갈수록 당국의 대응이 더 소극적이 되어 간다”고 꼬집었다. 
 
오히려 방역에 초점을 맞춰 확산세를 빨리 통제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국민 건강을 지키면서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환자가 대규모로 늘면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자영업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감염병 통제가 우선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경제가 정상화될 수 있는데 선과 후를 잘못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과 광주, 강원 일부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조처를 내린 가운데 19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직장인들이 평소처럼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과 광주, 강원 일부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조처를 내린 가운데 19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직장인들이 평소처럼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방역 대응에 국민 협조를 구하기 위해선 신뢰가 필수인 만큼 부처 간 혼선을 주는 메시지를 가급적 피하고 일관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환자가 줄어들고 안정적이 되어야 결국 경제도 살아난다고 본다”며 “실효성 논란이 있는 소비쿠폰 지급보다는 방역이 먼저이며 부처 간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국도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방역에 최대 방점을 두고 있으며 상황이 심각해지면 사업 조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방역이 우선이고 확산 방지가 우선이라는 데 같은 입장”이라며 “방역에 문제를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 방역 수칙을 지켜가며 내수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9일 브리핑에서 “현재 쿠폰 발행에 대해서는 방역적 위험성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며 “사업 조정이나 기간 연장 등과 같은 방식으로 관계부처에서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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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도 18일 “거리두기 단계 조정, 확산세 이런 것을 고려해 배달 등 비대면 활용을 유도하는 부분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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