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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30년 뒤에도 불가능한 기술로 '탄소중립' 계획"

중앙일보 2020.11.19 17:48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50 장기저탄소 발전전략 공청회'. 환경부 유튜브 캡쳐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50 장기저탄소 발전전략 공청회'. 환경부 유튜브 캡쳐

 
"30년 뒤 '탄소중립'에 사용한다는 이 기술들, 사실 30년 뒤에도 상용화되기 힘든 기술입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공청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의 지적이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가 처음 온실가스 감축 논의를 시작한 2009년에도 ‘원전 40%, 탄소포집 상용화’를 전제로 깔고 비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웠지만, 그 가정이 결국 현실이 아니었고 우리나라는 결국 감축 목표를 못 채웠던 전례가 있다"고 비판했다.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환경부가 내세운 감축안 골자. 기존에 준비중이던 최대치인 '75% 감축' 안에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몇 가지 기술을 더 추가했다. 자료 환경부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환경부가 내세운 감축안 골자. 기존에 준비중이던 최대치인 '75% 감축' 안에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몇 가지 기술을 더 추가했다. 자료 환경부

 
이날 공청회는 12월 UN에 제출할 LEDs 최종안 확정을 앞두고 의견 수렴을 위해 열렸다. 환경부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뒤, 기존에 UN 제출 준비 중이던 ‘장기저탄소 발전전략(LEDs) 방안에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추가했다. 하지만 준비 기간이 짧아 목표 제시 외엔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에너지 체계 안정성을 이유로 '동북아 슈퍼 그리드', 대기 중 탄소포집, 건축물 설계 효율화, 완전자율주행차 등 기술이 추가됐지만, 공청회 현장에선 “기술만 늘어놓고 실질적인 변화의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온실가스는 다 인간활동… 기술 변화만으로 안 돼"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강승진 교수. 환경부 유튜브 캡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강승진 교수. 환경부 유튜브 캡쳐

 
강 교수도 “온실가스 감축은 일상, 경제활동, 산업활동의 변화를 말하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는데 환경부 계획은 다 기술적인 내용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제시한 기술도 사실 30년 뒤에도 상용화되기 힘든 기술”이라며 “미래의 각종 기술을 가정하고 비현실적인 목표를 선언한 뒤, 실제 정책 집행을 못하면 낭패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탄소감축 계획만 세우고 석탄발전 20기 승인한 전례, 반복되면 안돼"

당장 해야 할 일부터 포함시켜 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승직 숙명여대 교수는 "30년 전 기후 변화란 단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 회의론이 있었지만, 지금은 확실해진 것처럼, 앞으로 30년 뒤도 멀어 보이지만 짧을 수 있다"며 "2050년은 굉장히 불확실한 미래이기 때문에, '어떻게 에너지를 덜 쓰고, 온실가스를 덜 내는' 사회로 바꿀지 지금 당장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진 교수는 "2009년 '탄소감축안'을 만들었지만, 실제 정책을 만들때는 오히려 ‘늘어난 전기수요에 맞춰’ 석탄화력발전소 20기를 추가로 승인해줬다”며 “결국 온실가스는 예정대로 감축 못 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계획만 세우고 정책은 역행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조정' 도마에

환경부 안세창 기후변화정책관. 환경부 유튜브 캡쳐

환경부 안세창 기후변화정책관. 환경부 유튜브 캡쳐

 
정부가 탄소감축을 위해 필요하지만 '어려운 말'은 하지 않는 점도 언급됐다.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국장은 “화석연료 퇴출, 산업 전환을 논하면서 실직이나 지역경제 침체에 영향받을 사람들을 논의의 한 가운데로 참여시켜서, 함께 개선방안을 고민해야 하는데 지금 정부안은 기존 산업 종사자들을 ‘탈탄소 정책의 피해자’로만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소비 감축을 염두에 둔 전기요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여러 번 나왔다. 강 교수는 “전기요금 인상은 소비자에게 ‘전기를 절약하라’는 신호로 작용한다”며 “최소한 지금의 ‘싼 전기’가 아닌, 시장과 경제상황에 맞춰 유동적인 전기요금 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언 국장도 “전기세, 탄소세 등 모두가 나눠 부담해야 할 어려운 부분에 대한 언급 없이 상용화도, 검증도 되지 않은 기술 얘기만 늘어놨다”며 “산업계가 좋아할 해법”이라고 평했다.
 
이날 정책 발표에 나선 환경부 안세창 기후변화정책관은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의 관점에서 이미 채비가 늦은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현재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24.4%를 줄이는 것도 달성이 꽤 어려운 계획”이라며 추가적인 감축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간 탄소중립 고려 없다가 중국‧일본이 하니까 서둘러 선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안세창 정책관은 “환경부는 일 년 내내 탄소중립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고, 중국과 일본의 ‘탄소중립’ 선언을 따라 한 건 아니다”고 답했다. 환경부는 19일 공청회 이후 의견수렴을 거쳐 12월 중 UN에 2050년 LEDs를 제출할 계획이다.
 
 
 
환경정의 김일중 고문.환경부 유튜브 캡쳐

환경정의 김일중 고문.환경부 유튜브 캡쳐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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