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에서 일가족 4명을 화물차가 들이받는 사고가 난 현장. 지난 17일 사고로 3살 여아 1명이 숨지고 30대 어머니와 7살 여아가 다쳤다. 뉴스1
광주 스쿨존 참변은 지난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 단지 앞 어린이보호구역 도로에서 엄마와 삼 남매가 대형 트럭에 치인 사고다. 3세인 딸이 숨지고 두 명이 다쳤다. 이 사고 후 6개월 전에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신호등을 설치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찰은 첫번째 사고가 발생한 5월에 운암동 스쿨존은 차량신호기 설치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50m 인근에 신호기가 이미 있어 추가 설치는 규정에 합당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보행도로와 높이가 같은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신호등 50m 간격 꼭 지켜야 하나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 인근에 설치된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 뉴스1
주민들, "신호등 말고 다른 방법 찾아달라"

17일 오전 8시 45분 광주 북구 운암동 한 어린이 보호구역 횡단보도에서 50대 운전자 A씨가 운전하던 8.5t 트럭이 보행자 가족 4명을 들이받은 사고 현장. 연합뉴스
전문가 "스쿨존 과속이 근본 문제"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역시 "운전자는 파란불을 보면 주변을 살피지 않고 가게 된다"며 "신호등 설치가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신호등 외에도 보행자 안전을 확보할 수단이 있다"며 "속도 방지턱을 추가하거나 횡단보도 면적 자체를 넓히는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처럼 횡단보도 앞에서는 무조건 차를 멈추는 문화 역시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현장간담회를 열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광주광역시, 북구청, 도로교통안전공단, 경찰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경찰은 "간담회 이후 조치 사항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