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소득, 3분기 기준 최대폭 감소.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0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30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전체 소득은 늘었지만, 뜯어보면 가계 사정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일해서 번 돈인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1.1%, 1% 줄었다. 특히 근로소득은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후 3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근로소득 3분기 기준 최대 감소
반대로 경제활동을 통해 번 돈이 아닌 이전소득은 17.1%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지원금, 근로장려금 등 공적 이전소득이 29.5% 늘어나면서다.
지출 줄인 가계 ‘불황형 흑자’

다시 지출 줄인 가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갑은 전처럼 열리지 않았다. 2분기에는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소비지출이 반등했지만,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대면 접촉을 다시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4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집 안에서 소비할 수 있는 식료품·비주류음료(18.7%), 가정용품·가사서비스(19.8%), 보건(12.8%) 등에 돈을 쓰긴 했다. 그러나 의류·신발(-13.6%), 교통(-12.4%), 오락·문화(-28.1%), 교육(-13.6%) 분야 지출은 줄였다.
세금과 이자, 경조사비와 종교기부금 등을 포함하는 비소비지출도 4.6%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외출·모임을 자제한 영향이다. 다만, 3분기 이자비용은 2017년 3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다 이번에 1.4%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등의 대출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나랏돈으로 가계 소득은 늘고, 지출은 줄어 가계부 흑자액은 커졌다. 3분기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426만1000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을 100으로 봤을 때의 소비지출액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은 69.1%로 3.2%포인트 낮아졌다. ‘불황형 흑자’다.
더 벌어진 소득 격차

소득 상위 20%가 하위 20%의 4.88배...불평등 심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장소득(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사적 이전소득) 급감으로 분배가 악화한 상황에도 정부는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추가경정예산(추경) 신속 집행 등 정부 정책 노력으로 시장소득 감소를 상당 부분 보완했다”고 자평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도 “정부의 적극적인 재분배 노력으로 상당한 가구소득 지지 효과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