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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갈등, 이번엔 '이것' 때문에 불붙었다

중앙일보 2020.11.19 10:00
미국만큼 주목받은 건 아니지만 올 한 해 내내 중국과 다퉈온 나라가 있다.  
 
땅 넓고 인구 많은 이웃 인도다.  
 
지난 6월 인도에서 열린 중국 반대 시위 [AP=연합뉴스]

지난 6월 인도에서 열린 중국 반대 시위 [AP=연합뉴스]

 
지난 6월 히말라야 라다크 지역의 국경 분쟁으로 유혈 충돌을 겪은 후 내내 대치 중인 중국과 인도가 이번엔 '강'에서 부딪치고 있다.  
 
중국에선 얄룽창포 강, 인도에선 브라마푸트라 강으로 불리는 강이 그 무대다. 히말라야 고원지대인 티베트에서 발원해 세계에서 해발이 가장 높은 강으로 꼽히는 이 강은 길이가 장장 2900km에 달한다. 티베트 지역에서 동쪽 방글라데시를 거쳐 인도로 흐른다.  
  
중국과 인도가 갈등을 빚고 있는 히말라야 라다크 지역 [로이터=연합뉴스]

중국과 인도가 갈등을 빚고 있는 히말라야 라다크 지역 [로이터=연합뉴스]

 
갈등이 시작된 건 약 10년 전이다. 중국 정부가 이 강에 수력 발전을 위한 대규모 댐을 짓겠다고 발표하면서다. 그렇게 지난 10년간 중국 측이 이 강에 지었거나 운영을 계획 중인 수력 발전 프로젝트는 최소 11개다. 2015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짱무댐이 현재로선 규모가 가장 크지만, 중국 정부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의 댐을 건설한 계획도 품고 있다.  
 
하류 지역에 있는 인도 입장에선 이런 중국의 행동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도 국방 관련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이런 댐 프로젝트는 이 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갖기 위한 전략적 의도"라며 "인도에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중국 삼협댐 [신화=연합뉴스]

중국 삼협댐 [신화=연합뉴스]


인도 측은 중국이 수자원을 멋대로 쓸까 봐 두렵고, 물을 '무기화'할 가능성도 있어 걱정이다. 가둬둔 물을 한꺼번에 방류하면 하류 지역이 피해를 보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메콩강 하류에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걱정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환경에 미칠 영향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강의 상류를 통제하기 때문에 하류 생태계에 변화가 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강을 두고 인도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양국은 장마철에 관련 데이터를 공유해 하류 지역의 범람을 막자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거기까지다. 중국이 댐 건설과 관련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할 리 없다.
 
국경지대의 인도 군인 [로이터=연합뉴스]

국경지대의 인도 군인 [로이터=연합뉴스]

 
인도 역시 이 강에 댐을 짓고 싶지만 진전이 없다. "중국과 달리 민주주의국 인도에서는 정부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치는 경우가 많다"(SCMP)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한마디면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중국과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한편 인도는 최근 체결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도 빠졌다. RCEP는 아세안 회원국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참여하는 것으로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주목받았다.  
 
당초 인도도 함께 할 계획이었지만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결국 불참을 선언했다. "인도의 우려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모디 총리는 이 협정을 중국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불만을 보여왔다. 중국과 인도의 갈등이 앞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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