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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일만에 하루 300명…일상 속의 확산 비상

중앙일보 2020.11.19 00:07 종합 1면 지면보기
광주·전남 지역에서 전남대병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18일 광주광역시 서구 염주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광주·전남 지역에서 전남대병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18일 광주광역시 서구 염주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8일 300명 넘게 발생했다. 300명대 확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번졌던 지난 8월 29일(323명) 이후 81일 만이다. 상당히 빠른 코로나19 확산 속도에 국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은 “감염 위험의 일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선 방역의 끈을 선제적으로 좀 더 조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족·지인모임, 다중시설서 전파
소규모 집단감염 하루 평균 10건
정은경 “2주 뒤 300명”보다 빨라
전문가 “선제적으로 방역끈 조여야”

밀접·밀집·밀폐 환경이 확산 부추겨
감염재생산 지수도 1.1 위험수준
정부선 “2단계 격상없이 안정 목표”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13명이다. 14일부터 나흘간 200명대를 보이다 이날 300명대로 급증했다. 국내 발생 환자가 245명으로 크게 늘었고, 최근 20~30명 나오던 해외 환자 또한 68명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지난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감염재생산 지수가 1.12”라며 “현재 수준에서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지 않으면 2~4주 후 (신규 확진자가) 300~400명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예측과 달리 확진자가 이틀 만에 300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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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재생산 지수란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몇 명에게 옮겼는지 보여주는 값이다. 예를 들어 1.1이면 1.1명에게 전파했다는 의미다. 당국은 1.1을 ‘위험 수준’으로 본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이 보수적 전망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거의 환자 수를 가지고 재생산지수 값을 계산하다 보니 2~4주 후 300~400명대로 늘 것이라 했지만 당장 2일 뒤 현실화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300명대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는 열흘 전쯤 감염된 뒤 이제야 확진돼 집계된 결과”라며 “실상 환자가 500명 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감염 속도가 빨라진 원인은 우선 집단감염뿐 아니라 가족·지인 간 확진자 접촉과 다중시설서 환자 발생 비율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2~18일)간 소규모 집단감염(5명 이상)이 하루 평균 10건 정도씩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한 데 대해 춥고 건조한 계절적 요인을 우선 꼽는다. 실내 생활 시간이 길어지면서 밀접·밀집·밀폐 등 ‘3밀’ 공간에서의 활동이 늘어나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수도권 하루 181명 확진, 겨울 실내생활 늘어 대유행 기로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모든 바이러스는 온도가 떨어지면 생존력이 높아지고, 코로나19 역시 저온에서 오래 생존한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도 결국 계절적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는 “지난 9월부터 가을·겨울이 되면 대유행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방역 지침은 오히려 느슨해졌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5단계 개편과 함께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되고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각종 모임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방역당국은 18일 코로나19 지역 유행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19일부터 수도권에서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내에서 최대한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2주간 모임 등을 연기·취소해 달라고 호소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지역 유행이 본격화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환자가 수도권은 125.6명으로 지난주 초 80명대에서 급속도로 상승해 오늘 18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1.5단계 상향 조정의 목표는 최대한 신속하게 본격화되고 있는 지역사회 유행을 차단하고 환자 증가 추이를 반전시키는 것”이라며 “일상과 생업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는 2단계로 격상하지 않고 상황을 반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지역사회 유행이 본격화되며 대규모 재유행의 기로에 선 시점”이라며 “앞으로 2주간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식사나 대화가 수반되는 모임은 위험도가 무척 높은 만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한 장이 지금의 확산세를 통제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언제, 어디서나 착용해 달라”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더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1.5단계나 2.5단계는 ‘예비 경보’ 형태로 실질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난 10개월간 경험으로 감염병에서 1~2일의 시간을 벌거나 잃어버리는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잘 알고 있다. (방역 지침) 완화 시기를 지나 다시 조여야 하는 시점이 왔으니 확실히 조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도 “발 빠르게 거리두기를 강화해 상승세에 브레이크를 걸고 특히 중환자 발생을 줄여야 할 상황”이라며 “선제적으로 강화해서 환자를 줄이지 않으면 의료시스템이 붕괴되고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거리두기 격상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재욱 교수는 “현재 감염자 간 연결고리가 되는 게 사회 활동이 많은 30~40대”라며 “감염 고리 대부분이 지인들 모임과 식사 등 사회 활동을 통해 생기는 것이라 (1.5단계로) 거리두기를 강화한 부분을 통해 일부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실제 현장에서 강화된 수칙이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집행과 이행을 제대로 감독해야 한다. 그래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 “이제 방역의 무게중심도 역학조사 등에서 중환자 관리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 그래야 국민 불안을 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수연·이우림 기자, 세종=김민욱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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