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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서울시장 출마 시사에 셈법 복잡해진 국민의힘

중앙일보 2020.11.19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왼쪽 셋째)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을 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은 국민의힘 허은아·김영식 의원.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왼쪽 셋째)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을 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은 국민의힘 허은아·김영식 의원. 오종택 기자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
 

금, 국민의힘 초선 15명 모임 강연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

당 내부선 ‘경쟁력’ 놓고 찬반 양론
“외연 확장 적임” “변절 프레임 우려”
유승민·오세훈 일단 출마와 거리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서울시장 출마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질문을 던진 이는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었고, 문답이 오간 곳은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의 국회 의원회관 강연장이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15명이나 모였고, 8명이 직접 질문을 던지는 열띤 분위기였다. 금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장의 의미와 역할을 고민해서 감당할 일이 있으면 감당하겠다”고 했고, 정치권에선 “사실상의 출마선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나흘 전 범여권 성향 정당인 시대전환 주최 강연에서는 “서울시장 선거는 중요한 선거”라고만 언급하며 말을 돌렸다. 그랬던 그가 국민의힘 의원모임에서 출마를 시사한 걸 두고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이날 금 전 의원은 “야당이 지지층만 가지고 싸우면 백전백패다. 스윙보트라고 불리는 중도에도 호소력이 있어야 한다”고 자신의 강점을 부각했다. 그는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 있느냐”는 물음엔 “탈당 뒤 바로 입당해 당내 경선을 치르는 건 국민 보기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연대, 협력의 여러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협력 가능성을 열어 뒀다. 강연 뒤 기자들에겐 “국민의힘이 ‘당에 들어오라’는 태도인지, 야권 전체가 힘을 합칠 방침을 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란 말도 했다.
 
이를 두고 “금 전 의원이 2011년 ‘박원순 당선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박 전 시장은 당시 ‘안철수와의 연대’를 거친 뒤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경선을 벌여 야권 단일화 후보로 낙점됐다.
 
금 전 의원의 경쟁력을 두고는 국민의힘 내부엔 양론이 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의원 중 한 명은 “합리적 이미지의 금 전 의원과 손을 잡으면 중도 표심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 외연 확장의 적임자라는 뜻이다. 반면 “민주당은 금 전 의원에게 ‘변절’과 ‘배신’의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데, 선거가 ‘금태섭 대 민주당’ 싸움으로 가면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 부동산 대란 등 민주당 약점이 가라앉을 것”(국민의힘 관계자)이라고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주호영 “금태섭, 후보되기 쉽지 않아”
 
‘안철수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던 과거의 선거판을 현재와 연결 짓는 건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지율 55%의 후보(안철수)가 지지율 10% 후보(박원순)에게 힘을 얹은 게 당시 선거 구도”라며 “각종 여론 조사에서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금 전 의원의 상황과 다르다”고 말했다.
 
경쟁력을 갖췄는지 여부를 떠나 금 전 의원에게 자기집 앞마당을 내 준 것 자체만으로 국민의힘엔 복잡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제1야당인 당 내부엔 뚜렷한 후보가 없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 전 의원 등 외부인사들이 야권의 주요 서울시장 후보로 주목받는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전날(17일)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가 되긴 쉽지 않다”고 말한 것도 이런 당내 기류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당내엔 “‘엄마(외부 인사) 찾아 삼만리’를 끝내고, 맏형(당내 인사)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조해진 의원)는 자조적 목소리도 있다.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분들 중 그간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았던 분들은 서울시장 출마부터 하시길 바란다”(박수영 의원)는 주장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대선주자로서 지지율이 높지 않은 이들은 서울시장으로 체급을 낮춰야 한다는 이 주장 역시 국민의힘 내부의 인물난을 투영한다.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 주장의 타깃이 되고 있다.
 
그런데 유 전 의원은 18일 대선 재도전 의지를 확인하며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엔 “전혀 생각해본 적 없다”고 못을 박았다.
 
여의도 사무실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대선 출마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던 사람이며, 이런 노력을 공개적으로 시작한다”고 했다. 사무실에 ‘희망 22’라는 이름을 붙인 것을 두고도 “더이상 설명할 필요 없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실 것”이라며 대선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라는 것 자체가 전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로 갑자기 생긴 선거”라며 “당에서는 한 번도 직접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만약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제안할 경우에 대해선 “그런 말씀을 건네오면 그때 가서 답은 하겠지만, 어쨌든 현재로는 서울시장 출마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게 분명한 사실”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혜훈·김선동 전 의원 출마 채비
 
이혜훈

이혜훈

또 다른 당사자인 오 전 시장도 15일 “농부가 내년 봄에 파종해야 1년 뒤에 큰 수확을 하는데 겨울에 조금 배가 고프다고 해서 종자 씨를 먹어버리면 1년 농사를 어떻게 짓겠느냐”며 “저 외에 다른 좋은 대안이 나서길 바란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현재로선 서울시장 선거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3선 의원을 지낸 정책전문가 이혜훈 전 의원이 19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그는 국민의힘 외곽 모임 ‘마포포럼’ 강연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세금 대책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정책 비전을 밝힌다. 김선동 전 사무총장도 25일께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손국희·배재성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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