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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미원조' 中 아이돌 대거 출연? 알리바바의 밤 마오완(猫晚)

중앙일보 2020.11.18 18:08

이 정도면 중국 제5대 '신(新)' 명절…?

중국의 최대 '쇼핑 명절'이라 불리는 솽스이(双十一, 11월 11일 광군제)가 올해도 예상대로 기록적인 숫자를 올리며 막을 내렸다. 총 거래액으로 따지면, 전년 대비 약 85% 증가한 4982억 위안을 기록한 것이다. 방식에 변화가 있었음을 고려해도, 무시무시한 액수다.

 
무시무시한 판매액만큼 매년 스케일이 커지는 것이 있다. 솽스이전날 밤 열리는 전야제인 마오완(猫晚, 알리바바의 밤)이 그것이다.
[진르터우탸오 캡처]

[진르터우탸오 캡처]

 
알리바바가 두 개의 방송국(저장위성, 동방위성)과 온라인 영상 플랫폼 유쿠(优酷)와 함께 주최하는 이 마오완은 매년 화제 몰이를 하며, 쇼핑 축제의 열기를 돋우고 있다.
 
해가 갈수록 더 화려해지는 라인업과 스케일. 당해 가장 '핫한' 스타들은 이날 저녁 다 모인다고 한다. 마치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을 방불케 할 만큼 많은 스타가 출연하기 때문에, 마오완은 중국에서 이미 '제2의 춘완(春晚)'이라고도 불린다.
[알리바바 캡처]

[알리바바 캡처]

 

2015년부터 시작, 올해로 6년 차 맞아 

2015년에 시작된 마오완은 올해 6년 차를 맞이했다. 11월 11일 하루 전날인 10일 밤에 열리는 이 전야제는 원래 솽스이의 홍보와 더불어 판매 촉진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탄생했다.  
가수 이양천세의 무대 [유쿠(优酷) 캡처]

가수 이양천세의 무대 [유쿠(优酷) 캡처]

배우 리우타오의 토크쇼 진행 장면 [유쿠(优酷) 캡처]

배우 리우타오의 토크쇼 진행 장면 [유쿠(优酷) 캡처]

 
하지만 이 전야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매년 점점 진화해 나갔다. 진화를 거듭해 나가다 보니, 마오완의 원래 목적인 '판촉'은 숨겨져 잘 보이지 않는 듯 느껴지기도 했다. 
 
마오완 자체에 볼거리가 너무나 많아졌기 때문이다. 쇼를 보고 있으면 종종 이것이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인지, 판촉 쇼인지 분간이 잘 안 되기도 하다. 
가수 Katy Perry의 무대 [유쿠(优酷) 캡처]

가수 Katy Perry의 무대 [유쿠(优酷) 캡처]

 
해외 유명 가수 초청 무대, 토크 쇼, 비보잉 쇼, 이 쇼들을 진행하는 중국 내 정상급 사회자들까지. 다채로운 쇼의 기획과 콘텐츠에, 중국 시청자들은 시청률로 응답했다.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

동시간대 시청률 중국 전역 1위, 4퍼센트대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인 것이다. 이제 마오완은 '판촉 쇼'를 넘어서 하나의 축제, 혹은 기념일로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각인되고 있다. 
 

항미원조 논란 중국 출신 K팝 스타들도 대거 출연

한편, 최근 항미원조 발언으로 국내에서 논란이 됐던 중국 출신 K팝스타들도 이 마오완에서 볼 수 있었다. 
우주소녀 미기의 무대 [유쿠(优酷)캡처]

우주소녀 미기의 무대 [유쿠(优酷)캡처]

전 f(x)멤버 빅토리아의 무대 [유쿠(优酷) 캡처]

전 f(x)멤버 빅토리아의 무대 [유쿠(优酷) 캡처]

 
해당 논란의 중심에 있던 빅토리아, 성소, 미기, 선의 외에도, 해당 논란과는 관련 없는 미쓰에이 지아 등의 케이팝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쇼에 참여하기 위한 항미원조 발언은 아니었을까, 의심될 정도로 논란의 인물들이 모두 이 무대에 모습을 비쳤다. 
우주소녀 성소의 무대 [유쿠(优酷) 캡처]

우주소녀 성소의 무대 [유쿠(优酷) 캡처]

 

'명절' 만들어내는 기업  

'제2의 춘완'이라는 호칭이 붙을 만큼 마오완은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고 있다. '쇼핑 명절'이라 불릴 만큼 큰 행사가 된 솽스이(双十一) 광군절에 걸맞은 전야제로써, 점점 더 화려해지고, 다채로워진 것이다.  
쇼 중간중간 노출되는 광고들 [유쿠(优酷) 캡처]

쇼 중간중간 노출되는 광고들 [유쿠(优酷) 캡처]

 
또한 화려한 쇼에 가려져 안 보이는 듯하지만, '판촉 행위'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화려한 무대 사이사이 절묘하게 들어간 광고와 사회자의 직접적인 광고 대사들이 "아, 원래 판촉 목적의 쇼였지."하며 마오완의 정체성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곤 했다.  
 

기업의 매체화, 매체의 기업화 

디지털 시대에 기업은 매체화되고, 매체는 기업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에 경계가 분명했던 제조 유통업과 방송매체 간의 경계가 점차 흐릿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쿠(优酷) 캡처]

[유쿠(优酷) 캡처]

 
마오완 역시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 할 수 있다.  
 
중국 최대의 쇼라 불리는 '춘완(春晚)'과 점차 그 모습이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이 중국 현지 반응이다. 기존 방송국들이 만들던 방송을 알리바바라는 기업에서 직접 기획하고 방송하는 것이 이 마오완이다. 흥미로운 방송 콘텐츠를 만들고,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을 모셔와 트래픽을 만들어, 이를 구매로 전환하는 것. 콘텐츠 마케팅의 표본이라 불릴만도 하다.  
 
중국 온라인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쇼핑 명절'이라는 단어 역시 흥미롭다. 언뜻 듣기에, 하나의 유통 플랫폼 기업이 방송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명절이라는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같아서다.
 
차이나랩 허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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