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히트 공모주 청약날인 10월 5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NH투자증권 마포WM센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
고액자산가만 유리 비판에, '균등방식' 도입하고, 중복청약 금지

올해 12월부터 바뀌는 공모주 일반청약 제도. 절반이상을 균등방식을 도입해 배분하고, 남은 물량에 대해 현행 비례방식을 사용하게 했다. 금융위원회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청약하는 중복 청약도 불가능해진다. 기존에는 복수계좌 청약도 가능해 자금을 많이 동원할 수록 많은 주식을 배정 받을 수 있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까지 중복청약을 방지할 별도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다중청약 방식의 예시. A군(균등방식)을 선택한 투자자들은 사전에 정해진 수요량을 선택하게 한 후 해당 그룹별로 추첨 등을 통해 주식을 배정 받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
일반청약자 배정물량 20%→25~30%까지 확대
현재 우리사주조합에는 20% 이내의 공모주가 배정되고 있는데 그동안 미달이 빈번하게 발생해왔다. 금융위에 따르면 2017년~2019년 우리사주조합의 평균 배정물량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는 11%, 코스닥은 5% 수준이다. 그동안 미달물량 9%(코스피), 15%(코스닥) 등은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됐다.
내년 1월부터는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 우선배정물량(10%) 중 5%가 일반청약자 몫이 된다.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 등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는 2014년부터 공모주 10%를 우선 배정 받아왔다. 하이일드펀드 우선배정물량까지 받게 되면, 우리사주조합 미달물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투자자들 몫은 25~30%가 된다.

공모제도개선 방안에 따른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 변동. 우리사주조합 미달물량이 5% 이상일 때 최대 30%까지의 물량을 배정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
빅히트 '주식환불' 요구 혼란에, 투자위험 고지키로
일반 투자자몫을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신규상장된 기업 중 공모가 대비 상장당일 종가가 하락한 경우가 32%, 상장 1개월 후 공모가보다 종가가 하락한 경우는 49% 수준이다. ‘공모주=안전한 투자’라는 등식이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송교직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변동성이 크고 가치평가가 어려운 공모주에 개인의 참여를 무조건 늘리는 건 좋은 해법이 아니다”며 “일반투자자들이 참여하는 공모주 펀드를 활성화시켜 가격산정을 좀 더 정교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