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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스리랑카 심장' 캔디, 400억짜리 韓 케이블카가 뜬다

중앙일보 2020.11.18 07:00
스리랑카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캔디(Kandy) 케이블카 사업권을 한국인이 따낸 것이다. 스리랑카의 성지로 불리는 캔디는 불교 유적을 잘 보존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사업권을 딴 이는 2017년 미얀마 최초의 케이블카를 건설한 유선하(71) 스카이아시아 회장이다. 2014년 사업 구상에 들어가 6년 만에 열매를 맺었다. 
조만간 케이블카가 지어질 스리랑카 캔디 전경. 셔터스톡

조만간 케이블카가 지어질 스리랑카 캔디 전경. 셔터스톡

케이블카는 캔디 도심에서 한타나 산까지 2.2㎞를 연결한다. 한국으로 치면 경주 시내와 산봉우리를 이을 케이블카를 건설하는 셈이다. 3500만 달러(약 400억원)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변수지만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13일 잠깐 귀국한 유 회장을 서울에서 만났다.

유선하 스카이아시아 회장

 
축하한다. 코로나19로 사업 추진이 쉽지 않았을 텐데.
“스리랑카 정부와의 협의는 2015년부터 진행했다. 올핸 사실상 결론만 난 것이다. 당초 스리랑카 측에서 검토를 요청한 지역은 세 곳이었는데 캔디로 결정한 2017년부터 속도가 붙었다. 캔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 시간이 좀 더 걸렸는데 올해 8월 캔디시와 의회로부터 최종 승인서를 받았다.”
 
사업은 어떻게 진행하나?
“캔디시, 스리랑카 투자청과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설계·건설·운영을 일괄적으로 진행한다. 직접 투자해 지은 뒤 50년 동안 운영권을 갖는 개념이다. 미얀마 짜익티오 케이블카와 비슷하다. 미얀마 때는 건설비용 조달이 쉽지 않았지만 이번엔 국내 유명 건축회사가 선뜻 투자에 나서줘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왜 캔디인가?
“캔디를 세계적 관광지로 키우려는 스리랑카 정부의 이해와 잘 맞아떨어졌다. 캔디는 지금도 연간 300만명 이상이 찾지만 낙후된 인프라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케이블카를 건설하면 다양한 연계 상품을 만들 수 있어 관광객이 100만명 이상 늘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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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북동쪽으로 90㎞ 떨어진 캔디는 고지대(해발 500m)에 건설한 역사적인 도시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신할리 왕조의 수도였다. 오랜 식민지 시기를 거쳤지만, 과거의 전통을 잘 보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는 불치사(Tooth Temple)다. 부처님의 치아를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새로 취임하는 스리랑카 총리는 이곳 참배를 시작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1371년 문을 열어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페라데이냐 식물원(Royal Botanic Garden)에도 매년 200만명 이상 방문한다.  

 
대기업 상사맨 출신답게 유 회장은 40년 가까이 전 세계를 누비며 일했다. 20년 넘게 공을 들인 미얀마에서 첫 케이블카를 수주한 데 이어 스리랑카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 탄탄해졌다.
미얀마 불교 성지 짜익티오를 오가는 케이블카 앞에서 유선하 스카이아시아 회장이 활짝 웃고 있다. 미얀마 최초의 케이블카로 2년 간의 공사 끝에 2017년 운행을 시작했다. 중앙포토

미얀마 불교 성지 짜익티오를 오가는 케이블카 앞에서 유선하 스카이아시아 회장이 활짝 웃고 있다. 미얀마 최초의 케이블카로 2년 간의 공사 끝에 2017년 운행을 시작했다. 중앙포토

미얀마 케이블카 운영은 어떤가?
“매년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었는데 올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미얀마 정부의 이동제한 정책에 따라 케이블카 운영도 잠정 중단됐다.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내년 적절한 시기에 재개할 수 있을 거로 본다.”
 
코로나19 여파로 스리랑카 공사 진행도 만만치 않을 거 같은데.
“당장 비행기 편이 없어 스리랑카 입국이 불가능하니 진행이랄 것도 없다. (웃음) 프랑스에 있는 설계자도 건너와야 하는데 언제까지 지연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백신 개발 소식이 들리던데 조급하진 않으려고 한다.”  
 
완공까지 얼마나 걸리나.
“케이블카는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다. 자연환경, 주변 관광 인프라와의 연계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 산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공사 자체도 쉽지 않다. 다행히 미얀마 짜익티오보단 난도가 높지 않을 것 같다. 2023년 운영을 개시하는 게 목표다. 첫해 매출은 600만 달러 정도로 예상한다. 관광객 증가를 고려하면 2030년쯤이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거로 본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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