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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미술의 변신, 서울은 무엇을 보여줄까

중앙일보 2020.11.18 00:03 종합 22면 지면보기
폴린 부드리, 레나테 로렌츠의 ‘난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안다’(2020). [사진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폴린 부드리, 레나테 로렌츠의 ‘난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안다’(2020). [사진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코로나19로 대규모 문화행사가 연기 혹은 취소된 가운데 서울서 열리는 국제적인 미디어아트 행사인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가 내년 개막 준비에 착수했다.
 

1년 미룬 미디어시티비엔날레
내년 9월 개막 준비작업 착수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를 주관하는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를 내년 9월 8일부터 11월 21일까지 연다고 최근 밝혔다. 국내외 작가 총 41팀이 참여한다. 지난 9월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다.
 
홍콩 출신으로 2009년,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홍콩관 공동 큐레이터로 활약한 융 마 전 프랑스 퐁피두센터 큐레이터가 예술감독을 맡는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2000년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선임한 외국인 예술감독이다. 그가 정한 내년 주제는 ‘하루하루 탈출한다(One Escape at a Time)’. 마 감독은 “최근 판타지와 히어로 영화로부터 K-pop과 소셜미디어까지, 사람들이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을 때 찾는 문화나 매체의 특징, 역할을 생각해보자는 뜻”이라며 “역으로 ‘현실 도피’를 통해 우리가 지향하거나 꿈꾸는 세상을 경험한다는 것을 인식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하루하루 탈출한다’라는 제목은 1970년대 동명 드라마를 재해석해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미국 시트콤 ‘원 데이 앳 어 타임’에서 빌려왔다.
 
DIS의 ‘절호의 기회’(2018). [사진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DIS의 ‘절호의 기회’(2018). [사진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팬데믹 시대의 심리적, 물리적 한계를 안고 가야 하는 내년 비엔날레는 그 자체로 도전이다.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은 물론 세계 도시에 흩어진 작가들과의 협업이 실험의 연속이 될 것이라서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서울이라는 도시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미술과 미디어가 연결고리가 되는 작품들을 선보일 것”이라며 “이번 비엔날레가 새로운 미술의 장으로 어떻게 기능할지 보여주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미술 한류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한국 작가를 세계 유수 미술관에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한 한국과 서울을 국제무대의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세계 문화의 중심지가 된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미술의 변신을 앞장서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 온·오프라인 양 채널로 관객과 긴밀하게 소통한 부산비엔날레와 마찬가지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도 온라인 콘텐트를 강화한다. 준비 과정을 온라인에 속속 공개하며 관람객이 비엔날레 내용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사전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미 온라인 토크 시리즈도 열고 있다. 10월 29일부터 시작해 12월 초까지 이어지는 이 프로그램은 매주 목요일 한 편씩 비엔날레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다. 먼저 토크에 참여해 비엔날레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신작을 소개한 독일 작가 헨리케 나우만은 “올해는 각자의 방 안에 있으면서 상상으로 탈출을 시도해야 하는 때인 것 같다”면서 “(그런 환경 덕에 도리어) 내게 가장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이끌어주는 교육자로서 비엔날레와 협업하고 있는 정연두 작가는 토크에서 “비엔날레 과정에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듣고,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것이 그 어떤 물리적인 구조보다 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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