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진칼 증자…KCGI 지분율 조원태에 밀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KCGI는 2018년 11월 15일 '한진칼 지분 9%를 취득했다'는 공시와 함께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 이후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잡고 현재 지분율을 45.23%까지 끌어 모았다. 하지만 산은의 증자 이후 이 지분율은 40.4%까지 떨어지게 된다. 산은(지분율 약 10.7%)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하게 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지분율 47.33%에 한참 못 미친다.
KCGI "경영권 방어가 딜의 본질…법에 호소할 것"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조 회장 측 담보의 실효성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조원태 회장이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 지분 6%는 이미 금융기관들에 담보로 제공된 것이므로 후순위로서 실효성이 없으며, 그마저도 경영책임에 대한 담보가 아닌 인수합병계약의 이행을 위한 담보여서 무의미하다"면서다. KCGI는 이어 "항공산업의 통합은 합리적인 절차와 방식, 가치산정으로 이해관계자 및 국민의 공감을 거쳐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강성부 KCGI 대표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번 거래를 법적으로 막아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강 대표는 방송에서 "최근 한달 사이에 대한항공 측에 '만약 증자를 하게 되면 구 주주들에게 우선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야 상법 정신에 맞다'는 요지의 내용증명을 3차례 보냈다"며 "기존 주주로서 증자 중단 요구와 펀드 투자자가 입는 손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하는 등 조치를 취해 법에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선 "경영권 분쟁 종료"…강성부 선택은

강성부 KCGI 대표. 중앙포토
구체적으로는 "이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약 10.7%를 확보함에 따라 조원태 회장 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며 "주주연합이 보유한 신주인수권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42.9%로 조원태 회장측의 지분과는 격차가 4.43%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쥔 KCGI는 당장 백기를 들 생각이 없다. KCGI 사정을 잘 아는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CGI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판단하며, 끝까지 계속 가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아직 막다른 길의 끝이라고 생각하진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가 추가 자금력을 동원해 지분율 경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강 대표는 앞선 유튜브 방송에서 "혹시 이런 일이 있을까 봐서 모 금융사로부터 1300억원을 주식담보대출로 이미 받아서 통장에 넣어두고 있다"며 KCGI에 자금 여력이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