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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보단 배달이 낫죠" 中 제조업이 위험하다

중앙일보 2020.11.17 10:55

 요즘 젊은이들은 배달하러 갈 생각만 하지 공장 출근은 아무도 안 한다. 중국 제조업,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푸야오(福耀)유리 창립자 차오더왕(曹德旺).ⓒ진르터우탸오

푸야오(福耀)유리 창립자 차오더왕(曹德旺).ⓒ진르터우탸오

 
중국의 유리왕, 푸야오(福耀)유리 창립자인 차오더왕(曹德旺)의 걱정 섞인 말이다. 푸야오 유리 공장의 작업장에는 2년 이상 일한 젊은이가 거의 없다. 숙련된 노동자도 겨우 30대다. 대부분  "단기"로 1년 정도 일한 후 퇴사하기 일쑤다.

2019년 중국의 음식 배달업 규모는 6536억 위안(110조 204억 원), 배달 기사는 700만 명 이상이다. 코로나 창궐 이후 올 1월부터 7월까지, 중국 배달 플랫폼 어러마(饿了吗), 메이투안(美团)에는 200만 명 이상의 신규 배달기사가 등록됐다.
 
이들 중 80% 이상이 40대 이하의 젊은 층이다. 게다가 30% 이상이 제조업에서 일하던 노동자였다. 최근 몇 년 동안 음식 배달 기사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 있는 직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배달 노동자의 급증은 다른 산업에서의 인력 손실을 의미한다. 가장 심각한 손실을 보는 곳이 중국 제조업이다.
 

"공장 갈 바엔 배달한다"  

제조업은 중국의 최우선 과제다. 과거 중국 제조업의 고도성장은 중국의 인구 보너스 덕이었다. 값싼 노동력이 무한정 공급되어 부족할 틈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인구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로 인구 보너스는 바닥났다.  
 
게다가 중국의 미래인 청년들조차 제조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미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더라도 절반 이상이 경력을 바꾸고 싶어 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메이투안(美团) 배달 노동자 중 석사 학위 소지자는 6만여 명, 대졸자는 17만 명 이상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고임금과 안정된 직업을 그만두고 바람과 비를 맞으며 음식을 배달한다.  
 
ⓒ진르터우탸오

ⓒ진르터우탸오

 
젊은이들은 제조업을 거부한다. 자유와 개인적인 대우 측면에서 배달업이 공장보다 훨씬 낫다고 느낀다. 이들이 말하는 자유는 "상대적인 자유"다.  
 
공장에 들어가는 것이 음식을 배달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은 기성세대의 생각이다. 이 세대의 정신적 압박은 실제로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학습, 취업 경쟁에 직면한 이들은 사회에 진입한 후 복잡한 대인 관계, 고객 관리, 상사, 동료들과 마주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다음 날 일을 생각하며 밤잠을 설친다.
 
ⓒ진르터우탸오

ⓒ진르터우탸오

 
그러나 배달은 다르다. 플랫폼에서 주문을 받아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배달 기사와 손님 간의 접촉 시간은 채 1분도 되지 않는다. 이들은 상사나 동료를 만나지 않아도 된다.  
 
시간도 자유롭다. 공장에선 정해진 시간에 업무를 마쳐야한다. 하지만 배달은 다르다. 정해진 규칙이 있는 제조업에 비해 탄력적으로 업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청년층에게 배달 업무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진르터우탸오

ⓒ진르터우탸오

 

전동차를 타고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녀야 해서 피곤하지만 공장의 조립 라인보다 지루하지 않다.게다가 공장의 폐쇄적인 환경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 배달 임금이 낮다고 생각하지만 삶의 질을 생각하면 배달이 훨씬 낫다.  부지런하기만 하면 큰 도시에서는 만 위안 이상을 벌 수 있다. 그리고 수많은 제조 업체들, 비용 아끼려고 인건비부터 낮추지 않느냐. 공장이 계약서상 임금은 높지만 임금 삭감이 잦다.

ⓒ진르터우탸오

ⓒ진르터우탸오

 
제조업의 인력난은 중국 산업체가 해결해야 할 큰 문제다. 판매업, 서비스업이 젊은 노동력을 대거 선점하면서 인력은 줄고 인건비는 배로 늘어났다. 공장의 지능화, 자동화 설비가 갈수록 완벽해지며 육체적 노동의 필요성이 사라지고는 있지만 지식, 기능형 노동력은 추가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중국의 코로나19가 안정세를 보이며 제조업계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있다. 신규 일자리 확충에 봉급도 올렸다. 일부 지역 제조업 봉급은 대졸자의 평균 봉급을 추월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년들은 이조차도 거부한다. 높은 학력과 지식이 필요없어도 돈을 벌 수 있다면 차라리 배달을 택하겠다는게 이들의 생각이다.  
ⓒ진르터우탸오

ⓒ진르터우탸오

 
더 이상 제조업은 중국 청년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문턱은 갈수록 낮아지지만 노동력 쟁취 부문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없다.
 
적자생존이다. 제조업은 중국 청년들의 마음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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