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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독점 규제의 두 가지 방법

중앙일보 2020.11.17 00:17 종합 35면 지면보기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디렉터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디렉터

중국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야심 차게 시작한 금융서비스 앤트 그룹의 주식상장(IPO) 작업이 돌연 중단되자 사람들의 관심은 시진핑 주석과 중국 정부에 쏠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주식상장은 중국과 미국 사이의 무역전쟁을 넘어 경제분리까지 이야기되는 중에 중국의 테크 기업이 미국이 아닌 중국의 주식시장에 상장을 하는 것이었고, 자본주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이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마윈이 “중국 금융권이 전당포 마인드로 운영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을 두고 시진핑이 크게 분노했다고 한다. 중국의 금융은 사실상 국유은행들이 주도하는데, 이를 비판한 것은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앤트의 알리페이는 일반 결제서비스는 물론 주식거래, 신용카드, 심지어 대출까지 다양한 금융거래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원스톱 서비스다. 그러니 그만큼 리스크도 커지는데, 기존의 (국유) 금융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정부는 앤트 그룹의 독과점 문제를 제기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상장 직전까지 중국 정부가 이를 몰랐을 리는 만무하고, 마윈의 비판이 시진핑과 관료들의 신경을 거스른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는 말이 무성하다.
 
디지털 테크 기업의 독점 문제는 분명 심각한 문제고, 미국에서도 빅 테크의 독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이 문제는 사법부가 판단하고, 필요할 경우 입법부가 법을 바꾸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면, 중국에서는 국가주석과 관료들의 판단이 이를 좌우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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