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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항공 빅뱅, 세계 7위 국적사 뜬다

중앙일보 2020.11.17 00:02 종합 1면 지면보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내년 하반기까지 단일 국적항공사로 새로 태어난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원을 위해 산업은행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총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진칼이 통합 항공사의 모회사가 되고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7%를 보유하는 구조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확정
산은, 한진칼에 8000억원 투자
국내 항공업계 32년 만에 재편
두 항공사 노조 반발 등 숙제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제25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안을 보고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이 총 80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 체결을 통해 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하나로 통합하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 1·2위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지면 보유자산 40조원에 이르는 공룡 항공사가 탄생한다. 통합 국적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산업 톱 10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2019년 여객·화물 운송 실적 기준으로 대한항공(19위)과 아시아나항공(29위)을 단순 합산한 운송량은 세계 7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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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이란 광고 카피를 앞세우며 한때 황금기를 구가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이로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산물로 제2의 민항 시대를 연 지 32년 만이다.
 
지난 20년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위해 항공사 통폐합이 활발했다. 2004년 프랑스 항공사 에어프랑스가 네덜란드 항공사 KLM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에어프랑스는 KLM 주식 80%를 인수한 후 매출 기준 세계 1위 항공사로 재탄생했다.
 
2000년대 9·11 테러와 IT 버블 붕괴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미국 항공사들도 인수합병(M&A)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아메리칸항공-US항공(2005년), 델타항공-노스웨스턴항공-웨스턴에어라인(2008년), 유나이티드항공-콘티넨털항공(2010년) 등이다. 인구 1억 명 이상인 미국·중국·일본과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1국가 1국적항공사’ 체제로 재편됐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항공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가격제한폭(29.84%)까지 오른 5570원에 장을 마쳤다. 대한항공은 12.53% 올랐다. 아시아나 계열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도 상한가까지 올랐고, 진에어도 13.37% 급등했다.
 
노조는 반발했다. 양사 소속 5개 노조는 이날 “이번 통합은 노동자 의견을 배제한 산업은행, 정부, 한진칼의 밀실 협상”이라고 주장했다.
 
정용환·추인영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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