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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빅딜 뒤에 '외환위기 대책반장' 김석동의 훈수 있었다

중앙일보 2020.11.16 18:46
항공사 ‘빅딜’ 뒤엔 ‘대책반장’이 있었다. 한진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이야기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중앙포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중앙포토

 
김 전 위원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양대 항공사 통합을 추진하는 데 조언을 했다. 두 사람은 경기고 68회 동기로 막역한 사이다.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석동 전 위원장의 첫마디는 “윈윈게임이니까 그림이 괜찮죠?”였다. 이어 그는 “산업은행과 대한항공 모두 기존 것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며 “산업은행이 (국적항공사 통합) 안을 주도했고 나는 사외이사로서 ‘훈수’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름 앞엔 대책반장·해결사·칼잡이 같은 별칭이 붙는다. 금융실명제·외환위기·기업 구조조정·저축은행 사태 등 굵직한 사건마다 특유의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돌파했기 때문이다. 그가 지난 3월 한진칼 사외이사로 영입됐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부터 업계에서는 그가 위기 타개를 위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언제부터 산업은행이 양대 항공사의 통합을 구상했느냐는 질문엔 답을 피했다. 그는 “현산(HDC현대산업개발)과의 딜이 깨질 때 국적기 항공사가 살아남는 법이 뭔지를 많이 고민했다”며 “항공산업 상황을 보면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미래가 없었다”고 말했다.

16일 인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16일 인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그는 이번 딜로 산업은행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경영진이) 제대로 경영을 안 하면 쫓겨나도록 산은이 굉장한 견제장치를 뒀다”며 “(한진그룹) 경영진도 많은 걸 내려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진이) 그동안 잘 대처해왔고, 앞으로도 잘 대처할 것으로 믿지만 산은이 잘못 가지 않도록 견제장치도 탄탄하게 마련했다”고 말했다.
 
‘산은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해준다’는 KCGI(강성부펀드)의 주장에 대해서는 “합의서를 보면 그런 소리를 할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상 물류산업은 미래산업이고,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평범한 사외이사로서 ‘훈수’만 뒀을 뿐이고 주도한 건 산업은행”이라고 재차 밝히면서 “나는 조용히 숨어서 사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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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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