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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에 아마존 입점한다…SK텔레콤, 빅테크 변신 가속

중앙일보 2020.11.16 16:04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SK텔레콤과 손잡고 국내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 입점한다. 이르면 내년부터 한국 소비자들이 11번가에 접속해 아마존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내년부터 국내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포토]

내년부터 국내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포토]

아마존, 11번가에 최대 1조원 투자 계획

16일 SK텔레콤은 아마존과 e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 중이며 11번가에 아마존 상품을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아마존이 11번가에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으며, 양사의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서비스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상세히 밝히겠다고도 했다. 아마존은 11번가에 최대 1조원까지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조만간 11번가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투자 유치는 전환우선주(CPS)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특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으로, 외국 기업의 투자유치 때 많이 활용된다.  
 
앞서 SK텔레콤은 11번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고 아마존과의 협력을 논의해왔다. 한때 양사가 각각 3000억원 규모로 상호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을 논의했는데,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측은 "아마존의 투자 방식과 규모, 협력범위 등은 아직 확정된 바 없으며 11번가의 사업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이 11번가에 지분참여 약정을 체결하고 최대 1조원까지 투자한다고 [연합뉴스]

아마존이 11번가에 지분참여 약정을 체결하고 최대 1조원까지 투자한다고 [연합뉴스]

국내 소비자, 11번가 접속해 아마존 상품 구매 가능 

이번 사업 협력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제품 가운데 국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을 11번가가 미리 대량 매입해 국내 물류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곧장 배송하는 방식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해외 직구의 단점인 긴 배송 기간, 관세, 환불 등의 문제가 해결돼 소비자 편익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이 단순한 온라인 상품몰이 아닌 라이프 플랫폼인만큼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을 시도 중인 SK텔레콤과 전방위 협력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아마존의 사업 영역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아마존프라임), 인공지능 스피커(아마존에코), 오디오북 서비스(오더블) 등은 SK텔레콤의 웨이브, 누구 등과 겹친다. 앞서 SK텔레콤은 아마존과 5세대(G) 비즈니스 상용화를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아마존 업은 11번가, 네이버쇼핑·쿠팡과 '3강' 가능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국내 e커머스 시장에 진출하자, 업계에서는 그간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주도권을 잡고 있던 온라인 유통업계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국내 유통업계에서 자산 규모로는 롯데쇼핑(33조원)이, 연간 매출액은 이마트(19조원)가 선두지만, 거래액은 네이버쇼핑(20조원)과 쿠팡(17조원)이 앞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미미했던 11번가가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 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은 물론 인지도까지 끌어 올리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면 네이버·쿠팡과 '3강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11번가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어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2018년 6월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증권가에서는 11번가의 기업 가치를 2조5000억~3조원 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부터 11번가와 아마존의 협업을 위해 전담 TF팀을 꾸려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부터 11번가와 아마존의 협업을 위해 전담 TF팀을 꾸려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제공]

전문가 "SKT, 빅테크 변신 성공하려면 대표상품에 집중해야"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을 꿈꾸는 SK텔레콤이 글로벌 플랫폼 파워를 갖춘 아마존과 협업한 것은 그간의 탈통신 행보를 가속하고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현재 SK텔레콤은 자회사와 우버·아마존 같은 글로벌 탑티어(Top-tier)를 연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완전한 빅테크 업체로 변신하려면 SK텔레콤의 미래 먹거리와 대표상품을 골라내 집중 육성하는 전략으로 갈아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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