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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번 자백법' 반발 터지자 한발 물러난 추미애 "확정 아니다"

중앙일보 2020.11.16 15:26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이른바 ‘비밀번호 자백법’을 법무부에 추진하도록 지시한 것을 두고 국내 최대 규모 변호사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반대 성명을 냈다. 여당 내에서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역력하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아직 법안 제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여지를 뒀다.  

 

비밀번호 해제법, 秋“디지털 시대 대비”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장관은 이 법안, 계속 추진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계십니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법안을 말씀드린게 아니고요. 디지털시대라며 살고 있는데 기업 범죄같은 경우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고, 여기에서는 패스코드로 관리한 경우에 아무리 압수수색영장이 있어도 밝혀낼 수 없겠죠. 그래서 디지털시대에 대비한 연구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
▶전 의원=“법을 낼지 말지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십니까?”
▶추 장관=“네”
▶전 의원=“이러한 법이 형사소송법에 위배할 소지가 있다는 부분도 명심하시고 종합적으로 검토하시는 게 좋겠다는 말씀드립니다.”  
▶추 장관=“네.”
 
앞서 추 장관이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껍데기 전화기로는 더 이상 수사가 어려운 난관에 봉착했다”고 도입 필요성을 역설한 것에 비해 한발 물러선 태도인 셈이다.  
 
추 장관은 지난 12일 ‘채널A 의혹’ 사건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이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출을 거부하는 점을 예로 들면서 비밀번호 해제법 제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변협‧민변 일제히 반발, 24세 與 최고위원도 “과하다”  

변호사단체 및 시민단체는 한목소리로 반발했다. 여당 내에서도 “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대한변협은 이날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지시,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행위”라며 “법무부 장관은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앞서 진보 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및 정의당과 참여연대도 추 장관의 법안 추진을 비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도 “법무장관이 국민 인권 침해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예 보수 성향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이러한 지시를 내린 추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성민 페이스북 캡처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성민 페이스북 캡처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장관이 주장하는 내용이 조금 과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안 할 수 있는 권리 자체가 전제되어 있다”며 “휴대폰 비밀번호를 푸는 이런 것들이 의무사항이 되기 시작하면 별건 수사를 할 수 있는 위험까지도 생긴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했다.
 

秋 “검찰개혁 때까진 장관”

한편, 추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을 하기 전까지는 정치적 욕망, 야망을 갖지 않기로 맹세했다”고 밝혔다. 여권에서 잠재적 후보로 꼽히는 추 장관이 서울시장, 대선 출마에 관해 일단 선을 그은 것이다.
 
추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오직 검찰 개혁에 사명을 가지고 이 자리에 왔기 때문에, 그 일이 마쳐지기 전까지는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전주혜 의원이 “장관을 그만두고 나서는 (대권 도전) 할 수 있다는 뜻이냐”라고 재차 묻자, 추 장관은 “그거야 알 수 없고요. 검찰 개혁 완수 전 까지는 장관직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여지를 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으며 검찰청 특수활동비 자료 내역을 바라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으며 검찰청 특수활동비 자료 내역을 바라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50억원 총장 쌈짓돈”尹 겨냥도 

추 장관은 이날 검찰 특수활동비와 관련해서는 “검찰총장의 (특활비) 쌈짓돈이 50억원에 이르는 것 같다”고 단정지었다. 그러면서 “그것이 임의적, 자의적으로 쓰이고 법무부에 한 번도 보고한 바가 없다”고 했다. 이날도 특활비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다시 겨낭하고 나선 것이다. 추 장관은 “특활비 94억 내려보낸 것의 절반 정도를 총장 주머닛돈처럼 쓰는 것에 대해서는 실태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측 법사위 간사를 맡은 백혜련 의원은 이에 대해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특활비는 50억원대를 유지했다. 이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특활비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도 수사 배정분이 거의 줄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추 장관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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