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증인석 선 이철 아내 "이동재 편지에 두려웠다, 왜 협박했냐"

중앙일보 2020.11.16 15:21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된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연합뉴스]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된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연합뉴스]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피해자로 지목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부인이 ‘협박’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기자의 재판에는 이 전 대표의 부인이자 VIK의 자회사 대표이사였던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대표는 “언론은 일체 만나지 마라. 나도 이 전 기자가 편지 보냈는데 무척 기분이 안 좋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부인에게 보냈고, A씨는 “이를 받고 또 무슨 일이 일어나려 하는 건지 두려웠다”고 기억했다. 또 “검찰이 가족 재산을 먼지 하나까지 탈탈 털 것”이라는 이 전 기자의 편지를 두고는 “너무 기가 막혔다”며 “제가 사는 곳에도 수사 인력이 왔다 갔다 한다고 하니 누가 쫓아다니는 것 같고 너무 마음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 전 기자를 향해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오늘 이 전 기자의 얼굴 보고 싶어 나왔다”며 “왜 우리 남편을 취재하려고 ‘80세 되어도 출소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런 말을 하셨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넘게 남편의 재판이 계속되며 제가 암에 걸렸고, 누구나 가족이 어려움에 처하게될까 봐 두려워하지 않느냐”며 “저희 남편에게 협박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이 전 기자에게 상당히 불리한 발언이다.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성립한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가족도 수사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협박’으로, 이로 인해 두려움을 느낀 이 전 대표를 향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 관련 의혹을 이야기해 달라”고 요구한 것을 ‘의무 없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제보자X’ 지모씨를 통해 이 전 기자를 몰래 촬영했고, 이 전 기자는 원하던 바를 이루지 못해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다.  
 
결국 이 전 대표가 두려움을 느꼈다는 게 강요미수죄의 중요한 요건이다. A씨가 “이 전 기자의 협박으로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한 것이 중요한 이유다. 반면 이 전 기자 측은 “두려움을 느낀 사람이 대리인을 이용해 이 전 기자를 몰래 촬영한 뒤 언론사에 제보하느냐”며 반박하고 있다.  
 

‘제보자X’ 다섯 번째 불출석 사유서 제출 

한편 중요 증인인 ‘제보자X’ 지씨는 이날도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씨는 15일 페이스북에 다섯 번째 불출석 사유서를 게시하고 “현재 주요 혐의자인 한동훈 검사장이 수사에 불응하고 증거 제공에 협조하지 않는데 제가 법정에서 증언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느냐”며 “한 검사장의 법정 증언을 먼저 진행한다면 나도 달려가 증언하겠다”고 말했다.  
 
지씨가 계속 증언을 거부한다면 검찰은 상당히 불리해지는 상황이다. 이 전 기자 측이 지씨의 검찰 조서를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하기를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씨의 법정 진술이 없을 경우 그동안 지씨의 주장은 법정에서 의미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13일 대법원이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압수수색한 검찰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이 역시 증거능력이 없어졌다. 지씨도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듯 “저의 법정 증언이 없으면 이 전 기자의 공소유지도 힘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고민했다”면서도 “이 전 기자 개인의 범죄로 귀결되는 결론이라면 그러한 거짓 결론에 공범이 되고 싶지 않으므로 출석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