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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학교를 필수공익사업 지정해 파업 막자" 민주노총은 "노동권 침해"

중앙일보 2020.11.16 15:19
초등 돌봄전담사들이 온종일돌봄법 철회와 8시간 전일제 근무 전환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에 나선 지난 6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돌봄교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 돌봄전담사들이 온종일돌봄법 철회와 8시간 전일제 근무 전환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에 나선 지난 6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돌봄교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에는 급식, 올해는 돌봄 파업으로 학교가 마비됐습니다. 아이들을 볼모로 한 파업은 막아야 합니다"(한국교총)
 
16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노동조합법 개정을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오는 19일엔 기자회견도 가질 계획이다. 
 
현행 노조법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된 사업 외에는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을 금지하고 있다. 노동자의 파업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다. 반면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된 철도·수도·전기·병원 등은 파업 시에도 필수인력은 현장을 지켜야 한다. 사용자가 대체인력도 투입할 수 있다.
 

교총 "학생 볼모 파업 반복…학교가 동네북"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이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학교 필수공익사업법 지정 촉구'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이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학교 필수공익사업법 지정 촉구'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총의 제안은 전국의 초·중·고교 등을 필수공익사업장에 포함시켜 파업으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등을 막자는 얘기다. 교총 관계자는 "2014년 이후 연례화된 '학생 볼모' 파업으로 학생과 부모의 혼란과 피해가 크다”며 “학교가 파업투쟁의 '동네북'이 되고 교원이 뒷감당 맡는 희생양이 되는 걸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의 교원단체인 교총이 이런 제안을 내놓은 건 연례행사처럼 이어지고 있는 '학교 파업' 때문이다. 지난 6일엔 전국의 초등 돌봄전담사 4902명이 전일제 도입과 돌봄 업무 지방자치단체 이관에 반대하며 하루 동안 파업했다. 오는 19일부터는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확정급여형(DB형) 퇴직금 제도 도입 등을 요구하는 파업에 들어간다.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해 7월3일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해 7월3일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엔 급식 노동자의 파업이 발생했다. 정규직의 약 80% 수준인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한 급식 조리원들이 전국 공립 초·중·고의 37%에 해당하는 3800여곳에서 파업에 참여했다. 당시 급식이 중단된 학교의 학생들은 빵·우유 등 대체 식단을 제공 받았다.
 

민주노총 "노동권 가르쳐야 할 교사가…" 반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초등 돌봄전담사들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총파업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초등 돌봄전담사들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총파업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뉴스1

 
하지만 교총의 이같은 주장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측은 반발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교육공무직본부 관계자는 "병원처럼 생명을 지키는 업무를 하는 곳도 아닌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자는 건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파업 문제는 사용자인 정부와 노동자 사이의 문제인데, 당사자도 아닌 교총이 악덕 사용자처럼 나서고 있다"며 "헌법에서 보장된 노동권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교원들이 나서서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학교 비정규직 등의 처우 문제를 두고 학교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은 커지고 있지만, 교육당국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참석해 "이유가 어쨌든지 간에 노조가 파업했다는 것은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시도교육감들의 모임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돌봄전담사 파업에 앞서 "헌법상 노동자의 권리로서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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