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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고 교문 앞 내리면 벌점" 이게 요즘 생활평점제라고?

중앙일보 2020.11.16 14:42
이동현 서울시의원. 사진 이동현 의원실 제공

이동현 서울시의원. 사진 이동현 의원실 제공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동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학교별로 운영되고 있는 ‘학생생활평점제’의 상벌점 기준이 모호하고 시대착오적인 경우가 많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학교별 생활평점제 운영현황을 공개하며 이처럼 밝혔다.  
 
생활평점제는 학생 체벌을 없애기 위한 대안으로 2009년 일선 학교들이 도입한 제도다. 이 의원에 따르면 서울 중·고등학교 711개 중 553개(77.8%)에서 생활평점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인권침해 소지가 크고 기준이 모호한 상벌점 규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학생 신분에 어긋난 겉옷과 양말’이나 ‘살구색·검정색이 아닌 스타킹’을 착용하거나, ‘무늬 없는 흰색을 제외한 다른 속옷’을 입은 경우 벌점을 주기도 했다. 한 학교는 택시를 타고 교문 근처에서 내리면 벌점을 부과했다.
 
이 의원은 “(주로) 용의 복장에 대해 인권침해 소지가 상당히 강하다”며 “문제는 또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성인용 가방을 멘 경우 벌점이 부여되는 경우도 있는데, ‘성인용 가방’의 기준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반문했다. 또 “‘학생용이 아닌 숙녀화 착용’의 경우 벌점이 부여되기도 했는데, ‘숙녀화 착용’은 어떤 것이냐는 의문이 든다”라고도 했다.
  
현행 생활평점제에 성차별적 요소도 담겨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남학생의 경우 속옷이나 이런 규정이 없는데, 여학생들에게는 교복이 비치는 색깔의 속옷 등 (처벌 조항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특히 여중ㆍ여고는 화장에 대해 중복 벌점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는 학교도 있다”며 “교사의 주관적 기준 등에 따라 벌점을 중복으로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A교사는 이 부분을 문제로 생각해서 벌점을 주고 B교사는 이 부분을 문제가 아니라서 벌점을 주지 않을 수 있다”라며 “또 더 나아가서 옆에 있는 학교와 우리 학교하고 벌점 기준이 다를 때 굳이 내가 학교를 이곳을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이 행위를 했을 때 벌점을 받는 것인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 일부에 12조 정도에는 학생은 복장 두발 등 용모에서 자신의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명시돼 있고 학교의 장 및 교직원은 학생 의사에 반하여 복장 및 두발 및 용모에 대하여 규제해선 안 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단서 조항으로 다만 복장에 대해서 학교 규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해놨다. 이를 근거로 지금 학교 내부에서 (관련 규정을)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통제에 대한 학습은 현대 교육과 거리가 있다”며 “동기부여 형식으로 상점제만 유지하는 것이 옳다”, “학생자치회 등으로 생활평점제에 대해서 학교 구성원인 학생들이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조례가 추가입안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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