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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97분 뒤 측정해 ‘빨간불’…‘알코올농도 상승기’ 인정해 무죄

중앙일보 2020.11.16 13:39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는 경찰. 뉴스1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는 경찰. 뉴스1

음주 상태로 운전해 중앙선을 침범하는 사고를 냈지만, 음주 측정 당시 혈중알코올농도와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음주운전 혐의는 무죄로 판단한 대법원의 판결이 뒤늦게 확인됐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상 음주운전·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음주운전 혐의 부분은 무죄로 판단하고 치상 혐의만 적용해 1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 9월 3일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2월 음주 상태에서 외제차를 운전하다 서울 영등포구 인근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에서 오는 택시와 충돌, 택시기사 및 승객 2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같은 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A씨의 음주운전·치상 혐의를 모두 적용해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1심은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5% 이상으로 판단했다.  
 
이후 2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음주운전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치상 혐의만 적용해 1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A씨 측은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였음을 강조했다. 최종 음주시각으로부터 97분이 경과했을 때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0.055%라는 점만으로는 처벌기준치(0.05%)를 초과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2심 재판부는 이같은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음주운전 혐의는 무죄로 봤다.  
 
당시 경찰이 사고 직후 음주 상태를 측정했을 땐 파란불(이상 없음)이었는데, 5분이 지난 시점에 같은 음주감지기로 측정해보니 빨간불이 나왔다. 이에 경찰은 약 15분 후 호흡측정기로 3번째 음주측정을 했고 그때 혈중알코올농도는 0.055%였다.  
 
2심 재판부는 최종 음주시각 특정이 어렵다며 A씨에게 유리한 최종 음주시각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관련 판례 설명을 통해 “개인차는 있지만 음주 후 30~90분 사이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르고 그 후 시간당 약 0.008~0.03%(평균 약 0.015%)씩 감소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만약 운전을 종료한 때가 상승기라면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보다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가 더 낮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거만으론 운전 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이었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운전 시점은 최종 음주시각에서 약 63분이 경과해 운전 시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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