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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영재학교 지역학생 우선선발 확대·중복 지원 금지…'수도권 역차별' 논란도

중앙일보 2020.11.16 12:00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에 따라 정부가 각급학교의 등교 인원 제한 기준을 완화한 지난 10월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조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에 따라 정부가 각급학교의 등교 인원 제한 기준을 완화한 지난 10월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조회를 하고 있다. 뉴스1

내년부터 영재학교의 지역인재 우선선발 전형이 확대되고 학교 간 중복지원이 금지된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의 후속 조치다. 영재학교 입시와 관련한 사교육을 억제하겠다는 취지인데 수도권 학생들에게는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17일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2022학년도 입학전형부터 이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과도한 입학경쟁과 지식 위주 평가로 인한 사교육 유발을 막고 교육기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전국 8개 영재학교의 중복지원이 금지된다. 현재 영재학교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동일한 날짜에 2단계 평가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지원자들은 보통 2~3개 학교에 원서를 낸 뒤 1단계 합격 학교 중 한 곳을 선택해 2단계 평가를 치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1단계 전형 합격자의 40% 이상이 중복 합격하는 등 입학 경쟁이 심해지는 문제가 발생해 아예 중복지원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제히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제히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그리고 기존 3~8월이었던 영재학교 전형기간을 6~8월로, 8~11월인 과학고 전형기간을 9~11월로 축소 조정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중학교 수업에 충실히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입학전형 시기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영재학교·과학고의 입학전형 문항을 분석한 결과 사교육과 선행학습이 입시에 유리할 수 있다고 보고 평가 과정도 개선하기로 했다. 각 학교에는 입학담당관 확대 배치해 1단계 서류 평가에서 학생들의 역량을 심층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대표학생들로부터 ''뉴턴의 사과'' 이미지 배경 위에 과학자로서의 포부와 각오를 적은 액자를 선물 받은 뒤 기념촬영 한 뒤 액자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대표학생들로부터 ''뉴턴의 사과'' 이미지 배경 위에 과학자로서의 포부와 각오를 적은 액자를 선물 받은 뒤 기념촬영 한 뒤 액자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영재학교 2단계 지필평가는 영재성 판별 필요성과 외국 사례 등을 고려해 유지하되 그 영향력을 축소한다.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평가를 위해 정답 개방성이 높은 열린 문항 비중을 확대하고 서술형 문항 비율을 늘려 문제풀이 과정 평가를 강화할 예정이다.

 
과학고의 경우 2단계 면접평가에서 수학·과학 교과 역량보다 창의성·종합적 사고력·협업적 태도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면접 문항을 개선하기로 했다.
 
각 지역 영재를 육성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영재학교 지역인재 우선선발도 확대한다. 영재학교 2단계 전형 통과자 중학교 소재지 또는 영재학교 미소재 지역 등 해당 학교가 정한 지역의 우수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전형을 도입하겠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 목동청소년수련관에서 '자사ㆍ특목고, 과학고ㆍ영재학교, 일반고 입시판도 급변화에 따른 종로학원-하늘교육 고교선택전략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양천구 목동청소년수련관에서 '자사ㆍ특목고, 과학고ㆍ영재학교, 일반고 입시판도 급변화에 따른 종로학원-하늘교육 고교선택전략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소재 지역 자치구에서 가장 탁월한 학생을 1~2명씩 우선 선발하는 서울과학고,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며 "지역인재전형 운영 규모와 전형 방법 등은 학교와 시·도교육청이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인재 우선선발 제도가 수도권 학생에게는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재학교 지원자 중 서울·경기 등 수도권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올해 전국 8개 영재학교에 입학한 신입생 828명 중 수도권 출신 신입생은 599명으로 전체 신입생의 72% 규모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중복지원을 금지해 전체적인 지원률은 떨어질 수 있겠지만 수도권 소재 영재학교의 경쟁률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영재학교 전체 수가 8곳에 불과하고 각 학교가 선발하는 인원이 100명 남짓한 상황에서 지역인재 우선선발 제도를 확대할 경우 수도권 학생은 입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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