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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눈만 뜨면 싸우는 秋·尹…정세균, 靑인사수석 호출했다

중앙일보 2020.11.16 02:00 종합 1면 지면보기
정세균 국무총리(뒷줄 오른쪽)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앞줄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뒷줄 오른쪽)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앞줄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을 따로 불러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총리가 대통령의 인사 업무를 총괄하는 인사수석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에 정 총리가 개입할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여권 핵심 인사는 15일 “정 총리가 간헐적으로 청와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으로부터 별도의 보고를 받아왔는데, 최근 인사수석의 보고는 이미 정 총리가 공언한 대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충돌 문제 해결을 비롯한 개각 관련 이슈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인사수석에 이례적 보고 받아
여권 “추·윤 충돌 해결, 개각 관련”
총리실 “총장 경질 가능 의견 있어
정 총리가 대통령에 건의할 수도”

“친문에 어필, 대선 노림수” 관측
여당 나서 윤 탄핵 땐 선거역풍 우려

정 “개각 작게 두 차례” 밑그림 공개
장수 장관 교체 구체적 논의 가능성

정 총리는 이른바 ‘추·윤 갈등’에 대해 4일 국회 예결위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계속된다면 총리로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도 “국정 책임자로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을 향해 “조금 자숙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가족이나 측근들이 의혹 수사를 받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추 장관에게도 “조금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겠는가. 사용하는 언어도 절제된 언어였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실상의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추·윤 갈등’에 대해 “아직까지 제가 나설 일은 아니다 싶어 자제하고 있는 중”(국회 예결위 답변)이라며 거리를 뒀던 지난 8월과 비교하면 달라진 태도다.
 
여권의 또 다른 핵심 인사는 “정 총리가 공개적으로 해당 사안에 대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당연히 총리 차원의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경우에 따라 윤 총장의 거취 문제 역시 검토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행 검찰청법 제12조 3항은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이라고 규정한다. 또 제37조에는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 처분이나 적격심사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해임·정직·감봉·견책 또는 퇴직의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검찰의 수사권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법에는 검찰총장의 임기 2년을 보장한다고 돼 있지만 여러 경로로 확인해 보니 전문가 중에는 공무원 임면권(任免權)이 있는 대통령이 검찰총장의 경질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세균, 문 대통령 부담 덜어주려 윤석열 거취 총대 메나
 
또 다른 관계자도 “문재인 대통령의 스타일상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자신이 주도해 해임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며 “만약 윤 총장의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종합적인 판단이 내려질 경우 정 총리가 대통령에게 윤 총장 해임을 강력히 요청하는 방안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윤 총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이나 탄핵안을 강행 통과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윤 총장이 이미 주요 대선주자로 부상한 시점에서 여당이 이런 초강경 수단을 동원하는 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역풍을 부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때문에 결국 정 총리가 총대를 메고 문 대통령에게 윤 총장의 경질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요구하고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로선 윤 총장 해임에 따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총리와 분담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란 것이다.
 
동국대 박명호(정치학) 교수는 “정 총리가 윤 총장 거취와 관련해 주도권을 쥐면서 문 대통령의 부담을 줄여준다면 친문 핵심 지지층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정 총리가 여권 지지층에 리더십을 증명하기 위해 충분히 택할 수 있는 시도”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다만 “현 상황에서 윤 총장이 총리의 압박을 받더라도 자진 사퇴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뒤 여권에선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아닌 ‘제3 후보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당내 최대 지분을 가진 친문 진영이 뚜렷한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정 총리는 최근 ‘추·윤 갈등’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판결 외에 대통령의 고유 영역인 개각 등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연이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개각은 작게 두 차례 나눠 할 것”이라며 극히 이례적으로 개각의 구체적 밑그림까지 공개했다.  
 
여권의 핵심 인사는 “정 총리의 성격상 개각에 대해 문 대통령과의 교감 등 아무런 근거 없이 언급했을 리 없다”며 “내년 선거에 출마할 인사를 시작으로 장수 장관들의 교체가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단계에 와 있다는 취지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매주 월요일 문 대통령과 정례 오찬을 하면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 총리 역시 이르면 내년 초 총리직에서 물러나 대권 도전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의 측근들도 “3월 전에는 뭔가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입을 모은다. 정 총리는 최근 안동, 삼척, 포항, 부산, 울산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지역 현안을 챙기고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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