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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1억 넘는 신용대출, 남편 명의로 집 사면 회수 안 해

중앙일보 2020.11.16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13일 금융위원회가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은 뒤 1년 안에 규제지역에 집을 사면 대출을 회수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 [연합뉴스]

13일 금융위원회가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은 뒤 1년 안에 규제지역에 집을 사면 대출을 회수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 [연합뉴스]

‘나도 규제 대상인가?’ 1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신용대출 관리방안’을 둘러싸고 금융소비자의 혼란이 적지 않다. 특히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은 뒤 1년 안에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 집을 사면 대출을 회수한다’는 내용이 그렇다. 신용대출의 용도를 제한하는 전례 없는 규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둘러싼 궁금증을 질의응답 형태로 정리했다.
 

‘1억 초과 신용대출’ 규제 Q&A
기존 8000만원에 3000만원 더 대출
1억 넘어도 나중 것만 회수 대상

신용대출 1년 내 집 샀는지 여부
은행이 재산세 납부실적으로 확인

현재 신용대출 잔액이 8000만원이다. 12월 중 3000만원 추가 신용대출을 받아서 내년 1월에 집 구입대금을 치르는 데 보탤 생각이다. 이런 경우 대출 회수 대상인가.
“그렇다. 신용대출 누적 총액이 1억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1년 안에 집을 사면 대출이 회수된다. 다만 회수되는 금액은 1억1000만원이 아니라, 나중에 대출받은 3000만원만이다. 기존에 받은 대출의 약정엔 ‘집을 사면 회수한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한도가 1억원이 넘는 5년 만기 마이너스대출의 만기가 끝나는 시점이 내년 1월이다. 이것도 회수약정(1년 안에 규제지역에 집을 사면 대출 회수한다는 약정) 대상일까.
“그렇다. 마이너스대출의 경우, 보통 1년마다 금리를 재조정하고 5년마다 새로 약정을 맺는다. 단순한 금리 조정과 기한 연장(1년마다)을 할 땐 상관없지만 5년 만기가 끝나서 다시 약정을 맺을 때는 회수약정 규제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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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다. 부인이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고, 이 돈을 보태 남편 명의로 규제지역에 집을 사면 이 경우에도 대출이 회수되나.
“안 된다. 주택을 구입했는 지를 따질 땐 세대가 아닌 차주 본인 명의의 주택만 체크한다. 대출받은 사람이 본인 명의로 집을 사지 않는 한, 집을 새로 산 사실을 은행이 확인할 길이 없다.”
 
맞벌이 부부라면 회수약정 규제를 피할 길이 있는 건데, 불공평하지 않나.
“세대별로 주택 구매 여부를 들여다보려면 너무 복잡해진다. 신용대출을 받을 때마다 모든 세대원으로부터 정보제공 동의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남편이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아내가 반드시 정보제공에 동의해야 하도록 제도를 바꾼다고 상상해보라. 난리가 날 것이다. 정부도 미비점은 알지만,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지나치게 커질 것을 우려해 차주별로만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신용대출 받고 1년 안에 집 샀는지는 어떻게 확인하나.
“은행이 국세청 시스템을 통해 대출받은 사람이 재산세를 냈는지 조회해서 확인한다. 재산세를 내지 않던 사람이 재산세를 낸다면 집을 새로 구입했음을 알 수 있는 식이다. 다만 회수약정을 맺은 모든 대출자에 대해 일일이 조회해야 해서 은행 입장에서 업무량이 늘어난다. 향후 부동산 거래분석원이 출범하게 되면 부동산거래분석원이 집을 산 사람들로부터 자금조달계획서를 받아서 은행에 통보하게 될 것이다.”
 
결국 무주택자들이 대출받아 집 사기 어렵게 만드는 규제 아닌가.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회수약정 규제의 초점은 ‘신용대출을 받아 갭투자하는 고액연봉자’다. 4~9월 서울 아파트 구매자들의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고액연봉자 중 2억~3억원씩 신용대출을 받아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경우가 있어, 이를 막기 위한 ‘핀셋 규제’라는 주장이다. 참고로 전체 7만 건의 자금조달계획서 중 신용대출을 쓴 경우는 20% 정도이고, 신용대출 금액이 1억원을 초과한 경우는 전체의 7% 정도였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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