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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의사는 언제든 EMR로 송수신, 환자는 어디서든 좋은 진료 받아

중앙일보 2020.11.16 00:04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병원을 잇다, 진료정보교류 ②의료 현장에 적용해 보니 진료정보교류 사업은 환자와 병원, 병원과 병원을 긴밀히 연결하는 서비스다. 의료기관 간 진료 정보가 공유되면 환자는 불편함 없이 전국 어디서나 내 정보·이력에 기반을 둔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은 진료 정보와 시스템의 표준화로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수월해진다. 그러면 중복 검사·처방이 줄어 좀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의료를 펼칠 수 있다. 중앙일보 건강한 가족은 진료정보교류 사업에 대해 3회에 걸쳐 살핀다. 두 번째로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의 기능과 의료 현장 적용 사례를 다룬다. 
 

영상자료 열람용 웹 뷰어 제공
개인 의원·병원서도 쉽게 확인
병원 간 진료 연속성 확보 가능

박모(69)씨는 2년 전 목에 혹이 만져져 평소 고혈압·당뇨병 관리를 위해 다니던 동네 의원을 찾았다. 의사 상담을 거쳐 초음파검사를 시행한 결과 경부 림프샘이 비대해져 있고 유착된 것이 확인됐다. 의사는 두경부암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진료를 의뢰했다. 기존에는 환자가 진료기록을 일일이 복사한 뒤 특정 대학병원과 진료과를 지정해 등록·예약·대기해야만 했다. 그러나 박씨는 진료정보교류 서비스를 이용한 덕분에 좀 더 신속하고 편리하게 대학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의사가 진료 소견과 의심 가는 병변 부위를 표시한 초음파 영상을 진료 의뢰한 대학병원에 직접 전자 전송했다. 전자의무기록(EMR)에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편리하게 송신이 가능했다. 그간 환자의 병력, 투약 정보, 고혈압·당뇨병 합병증 여부 등이 담긴 진료기록도 함께 전달됐다. 이른 시일 안에 대학병원 진료가 잡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조직 검사 등을 시행했고 최종적으로 두경부암 진단을 받았다. 환자는 항암·방사선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지금은 동네 의원에 다니면서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동시에 정기적으로 대학병원을 찾아 암 재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의학 지식과 진료 노하우 축적에 도움

 
진료정보교류 사업은 환자 동의하에 병원 간 진료기록을 전자적으로 교류하는 서비스다. 환자는 본인의 진료기록이 체계적으로 관리돼 편리하게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 병원 간 환자의 진료·치료 이력을 공유함에 따라 정확한 진단과 맞춤 진료가 이뤄진다.
 
 의료기관도 진료정보교류 서비스를 이용하면 환자의 증상을 더욱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진료정보교류 사업에 참여 중인 참편한내과의원 김호중 원장은 “중증 질환이 의심될 때, 정확한 진단이 요구될 때 등 필요에 따라 진료정보교류 서비스를 활용해 상급종합병원(대형 대학병원)에 진료 의뢰를 하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한 환자의 진료·영상 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 의학 지식을 쌓고 중증 질환 치료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개인 의원·병원에선 환자를 전원시켜도 이후 진행된 영상 촬영 결과나 치료 과정 등을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에선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이 없는 의료기관을 위해 웹 브라우저로 조회 가능한 뷰어 서비스를 제공해 영상 자료 열람을 지원한다.
 
 진료정보교류 서비스는 중증 질환이나 복합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 진료에 특히 도움이 된다. 심부전·협심증·심근경색 등 심장 질환을 앓았거나 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복용 약이 많은 데다 언제든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진료정보교류가 이뤄지면 기존의 투약·치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대처가 가능하고 약의 종류, 투여량을 결정할 때 오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의료진의 판단으로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중복 검사도 피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진료정보교류 서비스를 이용하면 중복 투약, 혹은 일부 약 성분의 투여량 초과 같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며 “실제 중복 검사 빈도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4만여 의료기관에 프로그램 배포 계획

 
이런 사업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진료정보교류가 가능한 의료기관 범위가 좀 더 확장돼야 한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사업 미참여 의료기관도 쉽게 진료정보교류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수의 의원·병원에서 사용 중인 EMR에 진료정보교류 기능을 내장한 프로그램을 기본적으로 배포한다. 이를 위해 지난 7월부터 민간 EMR 프로그램 개발업체 9개소가 동시 개발을 진행했다.
 
 현재 진료정보교류 기능 기본 내장형 EMR 프로그램 개발이 완료돼 11월 중 약 4만1000여 의원·병원을 대상으로 업데이트된 프로그램 배포가 시작된다. 배포된 프로그램을 활용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각 의원·병원은 사용 중인 EMR에서 ‘진료정보교류’ 메뉴를 클릭하면 보건복지부 마이차트(mychart.kr)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여기서 의료기관으로 회원 가입한 후 사업 참여 신청서를 작성하면 참여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복지부 임인택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의료기관 간 진료정보교류 활성화는 진료 연속성을 확보하고 환자 위험도와 의료비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라며 “각 의료기관에선 꼭 진료정보교류에 참여해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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