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돈·장비 다 있는데 사람이 없다” 데이터 산업 인력난

중앙일보 2020.11.16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지난 12일 정세균 총리와의 대화에서 ‘데이터 인력난’을 호소하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 사진)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KTV 화면 캡처]

지난 12일 정세균 총리와의 대화에서 ‘데이터 인력난’을 호소하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 사진)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KTV 화면 캡처]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 12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데이터 인력난’을 호소했다. “규제 혁신이 필요한 부분을 제안해달라”는 정 총리의 말에 대한 답변이었다. 여 대표는 “데이터는 많고 분석할 장비는 돈을 주고 사면 된다. 하지만 데이터를 이해하고 가공·분석해 적용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취약한 인력(부족)을 빨리 보강하지 않으면 힘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카카오 CEO들의 호소
3년 뒤엔 2만명 이상 모자랄 듯
중국은 생체정보 수집하는데
한국은 이제야 가명정보 허용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 데이터 직무인력(지원 인력 제외)은 8만9000여 명 수준이었다. 올해는 약 4000명, 2023년에는 2만26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 대표는 중국 알리바바의 데이터 전문가 숫자가 국내 산업계 전체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떻게 인력을 빠르게 육성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AI 인재(대학원 이상 고급인력)는 연평균 300여 명이 배출된다. AI 전문대학원 12곳의 선발 정원은 연간 520명이다.
 
알리바바의 경우 미국·중국·이스라엘·싱가포르 등에서 인공지능(AI)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AI 핵심 인력만 500~1000명으로 추산된다. 비교적 단순한 데이터 관련 인력은 20만 명에 이른다. 중국의 바이두도 미국 실리콘밸리의 AI연구소(300여 명)를 포함해 500명 이상의 연구원을 확보했다. 중국 국무원은 2015년 데이터 산업을 국가 발전전략으로 공식화했다.
 
2023년까지 데이터 직무별 필요 인력

2023년까지 데이터 직무별 필요 인력

여 대표는 “AI가 똑똑해지기 위해서는 수집하는 데이터양이 방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게 (데이터를) 수집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중국에선 14억 명의 인구가 만들어내는 데이터양이 압도적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반적으로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토대로 AI 알고리즘을 고도화할 수 있다. 정부 주도로 안면 인식 같은 생체 정보도 수집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6초간 얼굴을 찍은 동영상을 제출하는 게 대표적이다.
 
국내에선 지난 1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가명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업계에선 “(허용 범위가) 너무 제한적”이라는 불만이 여전하다.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문제도 있다. 구글·페이스북은 고객이 서비스에 가입할 때 한 번 동의를 받은 뒤 위치정보 등 50종류 이상의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반면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기업은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라 한 번에 최대 10~20개의 개인정보만 수집할 수 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