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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식 대선 패배 승복? "그가 이겼다…부정선거로"

중앙일보 2020.11.16 00:02 종합 5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장으로 가기 전 백악관 앞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장으로 가기 전 백악관 앞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AP=연합뉴스]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언급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했다”는 표현을 쓴 건 처음이다.
 

“언론이 부정 선거 침묵” 트윗
지지자 수천명 대선 불복 집회
골프장 가던 트럼프 엄지척
바이든 측 “미국 안보 위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그는 선거가 조작되었기 때문에 승리했다(He won because the Election was rigged)”고 적었다. 그러면서 “투표 감시자나 참관인이 허용되지 않은 채 극단적 좌익 기업인 도미니언이라는 곳이 표를 만들어냈다. 가짜 언론과 침묵하는 언론이라니!” 등 음모론을 펼쳤다. 도미니언은 미국 내 30여 개 주에 전자개표기를 공급한 기업이다.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에 ‘팩트체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경고 딱지를 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 조작 주장을 멈추지 않고 있어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당선을 확정 지은 지 일주일째인 14일. 오전부터 워싱턴DC 백악관 동쪽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있는 프리덤 플라자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성조기를 몸에 휘감거나 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 티셔츠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트럼프-펜스 2020’ ‘트럼프를 위한 여성들’ 같은 지지 깃발을 들고 있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민주당 지지율이 90%가 넘는 워싱턴DC는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게 상식처럼 돼 있어서 광장에 모인 이들이 다른 주에서 온 트럼프 지지자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오쯤부터 대규모 집회가 시작됐다. ‘백만 MAGA 행진(Million MAGA March)’ ‘트럼프를 위한 행진(March for Trump)’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등 몇몇 단체가 각각 집회를 주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는 공통된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어쩌면 집회에 잠깐 들러 인사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실제로 이날 집회 시작 2시간쯤 전인 오전 10시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프리덤 플라자 앞을 천천히 지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 안에서 웃으며 손을 흔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지자들에게 ‘팬 서비스’를 한 트럼프 대통령은 군중을 뚫고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클럽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프리덤 플라자에 가득 찬 인파를 촬영한 동영상을 올려놓고 “수백만 명이 (워싱턴)DC에서 지지를 보여줬다. 그들은 사기당하고 부패한 선거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버지니아주에서 온 30대 여성 파멜라는 “지난 4년간 우리를 위해 고생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나왔다”면서 “일단 작별 인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AP통신 등은 이날 집회에 수천 명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워싱턴DC 당국은 시위 참가 인원을 1만 명으로 봤다. 주최 측은 행사 전 100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전날 정권 인수 지연으로 미국의 국가 안보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인수위원회 젠 사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승리 이후) 엿새가 지났고, 하루가 갈수록 우리 국가안보팀과 대통령 당선인, 부통령 당선인이 정보 브리핑 및 실시간 정보 등에 접근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우려스러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이민정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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