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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SNS, 징계감…靑참모가 페북서 대통령에 반기든 셈"

중앙일보 2020.11.15 18:21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직무집행 정지를 요청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공개적으로 밝혔다. 게다가 한 부장은 대검이 정 차장검사의 직무정지를 법무부에 요청하기까지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의 기강 확립을 책임지는 대검 감찰부장이 직무와 관련한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개인 SNS를 통해 외부에 공표한 것은 부적절한 조치이며, 징계 사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감찰부장은 15일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에 대해 이의제기서를 제출한 이유'라는 글을 올리고 "이 건은 검사의 영장 집행과정에서 일어난 실력행사로 향후 재판에서 유무죄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는 점, 무엇보다 피의자(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 및 (정진웅) 차장검사가 직관하고 있는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요청은 부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돼 검찰총장에게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이 징계 요청권자  

대검은 지난 6일 한 검사장에 대한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에 대한 직무배제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정 차장은 오는 20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한동수 감찰부장의 의견이 배제됐다는 이유로 오히려 "정 차장을 기소한 서울고검의 기소 과정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러자 한 부장은 이날 자신이 의견이 배제된 과정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한 부장은 "피의자(한동훈 검사장)가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점, 관련 사건에서 장관으로부터 총장을 배제하고 수사팀의 독립적 수사를 보장하는 취지의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중요 사안인 점 등을 고려해, 관련 규정에 따라 대검 부장회의에서 이 건을 논의할 것을 건의하였으나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 직후 감찰부장은 이 건 직무에서 배제되고 결재란에서 빠진 상태로 직무정지 요청 공문이 작성돼 당일 법무부에 제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검은 윤 총장이 정 차장에 대해 직무배제를 요청한 것은 검사징계법에 따른 적절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검사징계법 8조3항은 총장을 징계요청권자로 정하고 있다. 윤 총장이 징계요청권자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고, 과거 유사 사례에서도 인사 조처 또는 직무정지가 있었다. 대검은 정 차장에게만 특별히 예외를 둔다면 오히려 총장으로서 법으로 정한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감찰 사실 공표지침 위반 

검찰 안팎에서는 한 감찰부장의 문제 제기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찰과 관련한 대검 내부의 의사 결정 과정을 외부에 공표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취지에서다. 감찰 업무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청와대 참모가 대통령과 의사결정에서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서 대통령과의 의사결정 과정을 페이스북을 통해서 공개하지 않는다"며 "이는 징계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중간간부는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감찰부장이 특정 감찰 사안에 대해서 자기 생각을 공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한 감찰부장은 앞으로 한 검사장, 정 차장과 관련된 감찰 사안에 대해서 회피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 부장이 '감찰 사실에 대한 공표에 대한 지침'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찰 사실 공표에 관한 지침 5조 1항은 '법무부가 직접 감찰 조사를 하지 않은 검찰청 소속 공무원에 대해 총장이 (공표 여부)를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해당 지침 7조는 공표 시 유의사항을 정하고 있다. 총장이 공표 여부를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사생활과 명예를 최대한 보호하고 추측과 우려, 예단에 대한 표현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 
 
정유진·강광우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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