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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윤건영 워싱턴行 “비건 만나고, 바이든은 싱크탱크만”

중앙일보 2020.11.15 17:05
더불어민주당 ‘미·일 지도부 교체에 따른 한반도 및 국제정세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한반도 TF) 소속 의원들이 15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신임 바이든 행정부 초기 어젠다에 ‘한반도 평화’를 포함하고, 옛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 기조가 되풀이되는 걸 방지하기 위한 의원 외교 행보다. 한반도 TF를 이끄는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김한정·윤건영 의원이 닷새간 미국 고위 인사들과 접촉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김한정, 윤건영 '미·일 지도부 교체에 따른 한반도 및 국제정세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한반도TF) 소속 의원들은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정권 교체로 달라질 한반도 외교·안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인사들과 만난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김한정, 윤건영 '미·일 지도부 교체에 따른 한반도 및 국제정세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한반도TF) 소속 의원들은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정권 교체로 달라질 한반도 외교·안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인사들과 만난다. 뉴스1

 
송 위원장은 이날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문에서 그동안의 북미 관계와 한반도 문제를 주로 다뤄 온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이후 과정을 같이 협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브래드 셔먼 미 하원 외교위원도 미 하원 외교위원장의 유력한 후보라 그분과 만남을 통해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 문제를 같이 협의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한반도 TF는 지난 8~1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방미 직후 워싱턴으로 갔다. 민주당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외교 메시지를 재차 강조할 방침이다. 송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한반도 평화정책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수용되고 상호이해가 높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 하원 의원 52명이 ‘한반도종전선언결의안’을 본회의에 제출한 상태다. 그 결의안에 대해서도 미국 의원들과 의견을 잘 나누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에선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전략적 인내’ 기조 재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략적 인내’는 “북한이 먼저 핵‧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으면 협상하지 않는다”는 걸 골자로 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다.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 첫해(2009년) 4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광명성 2호)을 발사하고 5월 2차 핵실험까지 강행하자 이후 오바마 임기 내내 북미 관계가 개선 전기를 맞지 못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오른쪽)이 2012년 9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함께한 모습.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는 바이든을 공개 지지했다.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오른쪽)이 2012년 9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함께한 모습.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는 바이든을 공개 지지했다. 연합뉴스

 
“북핵 문제가 더 악화했던 오바마 시대의 그것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갖고 미국이 협조했던 클린턴 시대의 정책으로 갈 것인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갈림길이다.” 송 위원장은 워싱턴행 비행기에서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리며 “본격적인 의원 외교에 돌입해 정부와 당이 하나가 되어 매우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외교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한계를 꼬집는 시각이 적잖다. 조 바이든 당선인 본인이나 캠프 참모들과의 직접 만남 일정이 없어서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싱크탱크 관계자를 비롯해 캠프에 직접 참가하지 않는 지인 위주 면담을 할 계획”이라며 “첫 100일이 중요하다. 이번 방미는 사전 외교의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국내외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 “행정부 출범 전 섣부른 접근은 독”이라는 의견이 나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지난 9일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국회 강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 스캔들을 언급하며 “한두 걸음 떨어진 학자 자문단 또는 한인사회를 우회해서 협상을 주장하면서, 정식 캠프에 들어가지 않은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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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빈손 귀국’ 비난을 피하려면 실효성 있는 메시지 교환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소장)는 통화에서 “경제‧방역‧중동 문제 해결 등 여러 현안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의 주변인들을 만난다고 해서 특별한 변화를 이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씨 뿌리고, 물주고, 거름 뿌리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단순 사전 작업이 아닌 바이든에게 가져갈 확실한 메시지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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