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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세계 시장 주도하는 K-배터리, 잇단 화재 리콜에 ‘난감’

중앙일보 2020.11.15 16:50
쉐보레 전기차 볼트EV. 사진 한국GM

쉐보레 전기차 볼트EV. 사진 한국GM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차 리콜 조치에 들어가면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직 화재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라고 판명되지 않았고 화재 빈도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높지도 않지만, 전기차 안전성 논란 자체가 배터리 업계와 직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GM은 지난 14일 2017~2019년 생산한 쉐보레 볼트 EV 6만8000여대를 자발적으로 리콜한다고 밝혔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볼트 EV 화재 3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자 추가 화재 발생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리콜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GM은 화재가 배터리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리콜 대상이 ‘한국 오창에서 생산한 LG화학의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이라고 명시하고 ▶’해결책이 제공될 때까지 충전을 90%만 해달라’고 안내해 일반 소비자들이 배터리 문제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 코나도 LG화학, BMW·포드는 삼성SDI

LG화학 오창공장. 사진 LG화학

LG화학 오창공장. 사진 LG화학

앞서 현대자동차도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코나 일렉트릭 7만7000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결정하고 북미∙유럽∙중국 등지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달엔 BMW와 포드도 일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종을 리콜하기로 했다. BMW와 포드의 리콜 대상 차종은 삼성SDI의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이들 업체도 리콜 결정을 발표하며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배터리 생산 과정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물론 국내 기업이 배터리를 공급한 차량만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 테슬라는 지난해 파나소닉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S와 모델X에서 배터리 모듈 이상으로 추정되는 문제가 발생해 리콜을 결정했다. 중국 CATL 배터리가 들어간 광저우차 아이온S에서도 올해 5월과 8월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다.
 
LG화학은 현재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1위 업체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4위와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CATL(2위)·BYD(5위), 일본 파나소닉(3위)과 함께 세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 3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35%에 달한다.
 

“많이 팔려 문제 많은 측면도”

메리 바라(왼쪽) GM CEO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양사는 2019년 12월 5일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GM

메리 바라(왼쪽) GM CEO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양사는 2019년 12월 5일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GM

GM의 리콜 조치에 대해 LG화학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GM과 협력해 성실히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배터리 업계에선 최근 일련의 화재와 리콜을 두고 ‘전기차는 배터리 때문에 언제든지 불이 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건 무리라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리콜 사례를 보면 모두 세계 수위권 배터리 업체들의 제품”이라며 “많이 팔리면 많이 팔릴수록 그에 비례해 문제가 나타난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CNN 방송은 지난달 BMW와 현대차 전기차 리콜을 보도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가솔린과 디젤 차량의 화재와 비교해도 드물게 발생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새로운(relatively new) 산업이라 주목도가 높다”고 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을 포함한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은 보다 값싸고 가볍고 밀도를 높여 주행 거리가 긴 배터리를 만드는 데 사활을 걸고 경쟁 중이다.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 업체에 퍼포먼스 성능이 더 뛰어난 배터리를 주문하고 있다. 
 

“배터리 안전, 주행거리·무게·차량가격과 연관”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안전 마진’을 넉넉히 두면 화재 같은 안전 문제는 덜 하겠지만, 주행거리는 줄고 배터리는 무겁고 차량 가격은 올라갈 수 있다”며 “단순히 안전 마진을 많이 두라고 하기엔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러 요소가 연관돼 있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LG화학 관계자는 이와 관련 “무조건 소비자 안전이 1번"이라며 "당장 화재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더라도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업계 등 모든 전기차 생태계 구성원들이 문제를 개선하고 안전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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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이소아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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