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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6개국 가입하려 줄섰다…중·러 상하이협력기구 뭐길래

중앙일보 2020.11.15 11:27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 전략은 민주국가와 연대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민주국가 연대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중심 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항 성격
상하이협력기구 가입위해 16국 신청서 내
정치보다 협력과 발전 강조, 관심 커져
中 덩치 커지며 SCO 매력 증가해
美 국력 떨어지자 美 눈치 안 보게 돼

지난 2018년 6월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지난 2018년 6월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한데 최근 NATO에 대항하는 성격을 갖는 중국과 러시아 주도의 국제기구가 세를 넓히고 있어 주목을 끈다. 상하이협력기구(SCO)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무려 16개 국가가 SCO 회원국이 되려고 가입 신청서를 낸 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SCO 제20차 정상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0일 화상으로 진행됐다. 주목할 건 올해 의장국인 러시아의 대통령 SCO특별사무대표 하키모프의 발언이다.
 
상하이협력기구(SCO)의 공식 엠블럼. [중국 바이두 캡처]

상하이협력기구(SCO)의 공식 엠블럼. [중국 바이두 캡처]

그는 지난 9일 SCO가 계속해서 새로운 회원국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현재 16개 국가가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국가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등이 이미 몇 년 전부터 가입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SCO는 국경선 담판에서 시작됐다. 중국과 소련이 1989년 국경선 획정 문제를 논의하던 중 소련이 해체되는 바람에 담판은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5개국의 문제로 바뀌었다.
 
이에 1996년 상하이에서 5개국이 모여 ‘상하이 5국(Shanghai Five)’ 조직을 만들었다. 2001년 우즈베키스탄이 가입하며 6개국에 의한 SCO가 출범했다. 2015년엔 인도와 파키스탄이 가입해 회원국은 8개국으로 증가했다.
 
지난 2000년 ‘상하이 5국’ 두산베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 왼쪽에서 세 번째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1996년 제안으로 상하이협력기구가 출범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지난 2000년 ‘상하이 5국’ 두산베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 왼쪽에서 세 번째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1996년 제안으로 상하이협력기구가 출범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그 외 준회원국으로 아프가니스탄, 벨라루스, 이란, 몽골 등 4개국, 대화 파트너로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캄보디아, 네팔, 터키, 스리랑카 등 6개국이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바레인, 카타르, 시리아 등도 가입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SCO가 왜 이렇게 인기를 얻고 있나. 둬웨이는 그 첫 번째 이유로 SCO가 서방의 전통적인 국제기구와는 달리 어느 특정의 제3국을 겨냥하지 않고 있는 것을 꼽았다. 물론 테러리즘과 민족 분리주의, 종교 원리주의엔 반대한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이 함께 가입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어느 특정 국가에 대한 대항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대신 협력과 발전을 강조하다 보니 관심을 갖는 국가가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2015년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상하이협력기구 국방장관 회의가 열렸다. SCO는 테러리즘, 분리주의, 원리주의 등 3대 세력에 대한 반대를 표방하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지난 2015년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상하이협력기구 국방장관 회의가 열렸다. SCO는 테러리즘, 분리주의, 원리주의 등 3대 세력에 대한 반대를 표방하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두 번째는 중국의 덩치가 커지며 흡입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SCO 출범 당시만 해도 중국의 GDP 총량은 미국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았으나 이젠 미국과의 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혀가고 있다. 미국 추월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에 인도가 가세하고 나니 SCO의 지리적 범위는 유라시아 대륙의 5분의 3으로 커졌다. 인구는 31억 명으로 세계의 절반을 차지한다. GDP 총량은 17조 달러로 지구촌의 5분의 1을 넘어섰다.
 
SCO 내에선 정치보다 경제를 많이 말하고,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 가운데 실제 실현되는 프로젝트가 많다 보니 떡고물 챙기기 위해서라도 가입을 바라는 나라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협력기구 안에서는 각국 장관들의 모임이 활발하다. 지난 2018년 4월 모스크바에서는 SCO 과학기술부 장관회의가 개최됐다. [중국 바이두 캡처]

상하이협력기구 안에서는 각국 장관들의 모임이 활발하다. 지난 2018년 4월 모스크바에서는 SCO 과학기술부 장관회의가 개최됐다. [중국 바이두 캡처]

끝으로 미국의 눈치 볼 필요가 적어졌다는 점이다. SCO가 NATO에 대항하는 성격을 띠는 바람에 SCO에 가입하려면 먼저 미국의 눈치부터 살펴야 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등 문제로 동맹과 갈등을 겪으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체적인 국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하에 미국의 대척점에 서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국가들이 늘어나는 것도 SCO가 세를 불리는 배경이 되고 있다. 바이든 시대의 세계가 다시 양대 진영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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