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페로 몰려가는 다꾸족···연말되면 줄세우는 '다이어리 전쟁'

중앙일보 2020.11.15 11:03
요즘은 다이어리를 사려면 서점이나 문구점이 아니라 커피전문점으로 가야한다. 매년 연말 프로모션 다이어리로 ‘줄서기 대란’을 만든 스타벅스를 필두로 할리스커피‧이디야‧탐앤탐스‧파스쿠찌‧투썸플레이스‧커피빈 등이 일제히 2021 다이어리를 출시했다.  
 

협업 대세, 친환경 마케팅까지

할리스커피가 '해리포터'와 협업해 출시한 연말 굿즈. 플래너북 2종과 스퀘어 백 2종을 출시했다. 사진 할리스커피

할리스커피가 '해리포터'와 협업해 출시한 연말 굿즈. 플래너북 2종과 스퀘어 백 2종을 출시했다. 사진 할리스커피

올해 커피 전문점 다이어리는 ‘협업(콜라보레이션)’이 키워드다. 할리스커피는 ‘해리포터’와 협업해 상징적인 캐릭터와 아이콘을 더한 플래너 북 2종과 스퀘어 백 2종을 출시했다. 이디야는 일러스트레이터 ‘섭섭’과 협업했다. 독특한 그림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와의 협업으로 커피 한잔이 주는 일상의 작은 행복과 따뜻함을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문구 브랜드와 협업하기도 한다. 파스쿠찌는 ‘루카랩’과 협업해 커피와 관련된 아기자기한 그림체가 돋보이는 플래너 세트를, 탐앤탐스는 ‘텐바이텐’과 협업해 감각적 그래픽이 돋보이는 깔끔한 디자인의 플래너를 출시했다. 투썸플레이스도 문구 브랜드 ‘모나미’와 협업해 실용적인 디자인의 ‘2021 데일리 키트’를 출시했다. 스타벅스의 경우 다이어리는 이탈리아 브랜드 ‘몰스킨’과 협업했고, 함께 출시한 폴더블 크로스백은 트립웨어 전문 브랜드인 ‘로우로우’와 협업했다.  
 
구성품이 다양해진 것도 특징이다. 다이어리나 플래너 등 핵심적인 노트를 제외하고도 가방·파우치·볼펜·노트 키퍼 등 푸짐한 구성품을 더한 경우가 많다. 투썸플레이스가 대표적이다. 플래너와 함께 핸디 텀블러, 스탠드형 캘린더, 모나미 볼펜, 방한 마스크, 마스크 스트랩 등을 포함한 데일리 키트를 선보였다. 선택의 종류도 늘어났다. 적게는 2종에서 많게는 6종까지, 디자인이나 구성품에 따라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명 ‘다꾸’족을 노린 DIY 형태의 다이어리를 출시한 브랜드도 있다. 다꾸는 다이어리 꾸미기의 줄임말이다. 파스쿠찌는 아예 올해 다이어리를 DIY형과 일러스트형 두 가지 종류로 나눠 출시했다. DIY형의 경우 스티커 세트가 포함돼 있어 다이어리 꾸미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디야도 다이어리 세트에 스티커를 포함해 아기자기한 매력을 살렸다.  
 
'다꾸' 족을 공략해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스티커를 구성품으로 담은 파스쿠찌. 사진 SPC

'다꾸' 족을 공략해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스티커를 구성품으로 담은 파스쿠찌. 사진 SPC

스타벅스는 올해 다이어리에 ‘친환경’ 코드를 담았다. 스탠딩 스케줄러의 커버는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RPET 원사를 활용했고, 노트 키퍼는 패션 브랜드 아르마니 익스체인지에서 사용 후 남은 자투리 원단을 활용했다. 또한 폴더블 크로스백 3종의 겉감에는 약 230만개 분량의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재생 원사를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연말이면 줄서는 다이어리 굿즈, 왜

다이어리 굿즈는 2004년 스타벅스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굿즈 소비가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가 되면서 연말이면 ‘스타벅스 다이어리 대란’이 벌어졌다. 이에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도 동참하면서 연말 ‘다이어리 대전’은 더욱 뜨거워졌다. 특정 음료를 포함해 일정 개수의 음료를 마시면 적립되는 쿠폰(프리퀀시)으로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는 형태가 많다. 때문에 연말이면 각 음료 브랜드의 쿠폰을 주고받거나, 한 번에 많은 음료를 구매해 대형 텀블러에 커피를 가득 담아가는 사람도 등장했다. 이맘때쯤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다이어리 판매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올해 스타벅스 다이어리의 경우 약 2만5000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연말 다이어리 굿즈 대전의 원조인 스타벅스는 올해 '친환경'을 콘셉트로 폐페트병 원사를 사용한 노트 커버와 노트 키퍼 등을 출시했다. 사진 스타벅스

연말 다이어리 굿즈 대전의 원조인 스타벅스는 올해 '친환경'을 콘셉트로 폐페트병 원사를 사용한 노트 커버와 노트 키퍼 등을 출시했다. 사진 스타벅스

 
스마트폰에 메모하는 게 더 익숙한 시대. 종이 다이어리를 사용하는 사람도 적은데 커피 전문점 다이어리의 인기가 지속되는 이유는 뭘까. 지난 8월 아르바이트 대표 포털 알바몬이 잡코리아와 함께 밀레니얼 세대 2128명을 대상으로 굿즈 트렌드에 대해 조사한 결과 밀레니얼 세대 중 81.3%가 굿즈 트렌드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중 74.2%가 선호하는 브랜드나 연예인 굿즈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굿즈 트렌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소수의 한정판 제품을 갖는다는 느낌이 들어서(58.8%)’, ‘선호하는 브랜드‧가수의 상품을 더 자주 접할 수 있어서(45.2%)’, ‘굿즈 수집이 재미있고 취미여서(37.1%)’ 등이다.   
평소 자주 가는 카페에서 연말에 사용할 실용적인 굿즈을 구매하려는 심리가 크다. 마스크와 볼펜 등을 함께 구성해 실용성을 강조한 투썸플레이스 데일리 키트. 사진 투썸플레이스

평소 자주 가는 카페에서 연말에 사용할 실용적인 굿즈을 구매하려는 심리가 크다. 마스크와 볼펜 등을 함께 구성해 실용성을 강조한 투썸플레이스 데일리 키트. 사진 투썸플레이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올해 다이어리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3배 정도 많다”며 “소비자들이 커피전문점을 일상 속 친근한 브랜드로 인식하면서 고유한 브랜드 감성이 담긴 디자인과 시즌 한정판이 주는 소장 가치에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커피 전문점 다이어리들의 실용성과 품질이 점점 좋아지는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홍보‧마케팅 전문가 김완준 함샤우트 상무는 “최근 굿즈 트렌드의 핵심은 이종 간의 협업”이라며 “커피 전문점 역시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더블 팬심’을 공략할 수 있는 굿즈로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