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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되고, 대마는 왜 안돼" 래퍼가 쏘아올린 합법화 논란

중앙일보 2020.11.15 10:00
지난 11일 래퍼 빌스택스가 중앙일보와 만나 대마합법화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박건기자

지난 11일 래퍼 빌스택스가 중앙일보와 만나 대마합법화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박건기자

"방송국이 대마 피운 래퍼를 거부하는 건 자유죠. 근데 잘 보면 이중잣대가 있어요. '쇼미더머니4'에 출연했던 스눕독은 미국에서 대마초의 대명사였고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던 한국 연예인들도 그 프로그램에 버젓이 나온다는 거죠."

 
지난 11일 유명 래퍼 빌스택스(바스코)가 밀실팀과 만나 입을 열었습니다. 래퍼들의 대마 사용을 두고 사회적 통념과 다른 주장을 내세운 겁니다. 

[밀실]<53화>
대마초 합법화, 그들의 주장은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30일 Mnet의 '쇼미더머니9'에 나온 래퍼 오왼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된 뒤 프로그램을 하차한 일이었습니다. 다른 래퍼 출연자 랍온어비트는 본인의 소셜 미디어에 "너희가 좋아하는 국내 래퍼들 다 (대마) 피운다. 아직 안 걸린 것일 뿐”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결국 랍온어비트는 방송에서 ‘통편집’ 됐습니다.
 
# 대마초를 둘러싼 논란,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보세요.
 
Mnet의 '쇼미더머니9'에 나온 오왼이 대마초 흡연혐의로 적발되면서 모자이크 처리됐다. Mnet '쇼미더머니9' 캡처

Mnet의 '쇼미더머니9'에 나온 오왼이 대마초 흡연혐의로 적발되면서 모자이크 처리됐다. Mnet '쇼미더머니9' 캡처

국내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환각, 중독성 같은 부작용도 부인할 수 없죠. 하지만 연예인 등의 대마 흡연 논란이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일부는 '대마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내곤 하죠. 그들은 어떠한 이유로 대마의 합법화, 비범죄화를 주장할까요?
 

주장 1 "대마 유해하면 술·담배는 왜 금지 안 하나"

"대마초를 피우는 행위가 범죄가 될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음주하고 운전을 하면 범죄이듯 대마를 한 뒤 범죄를 저지른다면 당연히 처벌받아야겠지만 그게 아니잖아요."

빌스택스(40)는 대마 합법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래퍼 중 하나입니다. 지난 4월엔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마약수사팀 경찰관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소셜 미디어에 공개하며 구설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빌스택스가 공개한 마약수사팀 경찰관과 주고받은 문자메세지 내용. 해당 내용은 SNS에서 삭제됐다. 최연수기자

빌스택스가 공개한 마약수사팀 경찰관과 주고받은 문자메세지 내용. 해당 내용은 SNS에서 삭제됐다. 최연수기자

빌스택스는 밀실팀과의 인터뷰에서 “술과 담배도 유해하고 중독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금지하진 않는다”며 “대마가 유해하기 때문에 불법이라면 술·담배는 왜 금지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선택도 내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죠.
 

주장 2 "음지화될수록 더 강한 마약에 빠진다"

생육 중인 대마. 연합뉴스

생육 중인 대마. 연합뉴스

대마 합법화를 주장하는 쪽에선 음지화된 유통 경로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대마 유통이 점점 숨어들수록 보다 중독성 강한 마약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대마초 합법화 시민연대에서 활동하는 김도(가명·29)씨는 “전문가들은 대마를 할 경우 더 강한 마약으로 빠지게 된다고 말하는데, 오히려 음지에서 거래되는 유통 통로가 더 강한 마약을 하게끔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더 나아가 직접 대마를 재배하는 사람도 나옵니다. 10년 차 뮤지션 김모(29)씨는 "대마를 재배해서 피운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창작 활동을 하는 예술가일수록 대마에 대한 유혹이 쉽게 찾아온다고 주장했는데요. 김씨는 "대마를 하면 '선율이 하나하나 들린다', '대마를 피우고 악기를 연주하면 어마어마한 속도로 연주할 수 있다더라' 등의 이야기들이 예술가들 사이에서 수두룩했다”고 전했습니다.  

 

주장 3 "환자 도울 의료용 대마 사용 확대해야"

지난 4월 '의료용 대마 사용확대와 대마초 비범죄화'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최연수기자

지난 4월 '의료용 대마 사용확대와 대마초 비범죄화'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최연수기자

이들의 주장과 별개로 '의료용' 대마 사용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대마의 주요 성분인 CBD(칸나비디올) 때문인데요. CBD는 환각 성분이 없고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뇌전증과 성인 다발성경화증, 파킨슨병 등의 치료에 CBD를 쓸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대마 하면 떠오르는 '환각' 증세는 대마의 천연 성분에 속하는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가 주범입니다.
 
CBD 성분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면서 2018년 11월 대마를 제한적이나마 의료용으로 쓸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지난해 3월엔 대마 성분이 들어간 일부 의약품에 대한 처방도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의료용 대마를 환자들이 마음대로 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지난 4월 '의료용 대마 사용 확대와 대마초 비범죄화'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1만명 이상 동의를 얻었습니다.
지난 1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한 활동가 초록연기. 박건기자

지난 1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한 활동가 초록연기. 박건기자

이 청원을 작성한 활동가 초록연기(가명·29)는 "대마를 하면 이성을 잃어서 환각을 보고 자살을 한다는 등의 생각으로 대마의 순기능을 놓치고 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신체에 대한 자유와 권리를 박탈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대마초 비범죄화를 주장했습니다. 대마초 흡연 자체는 불법이지만, 이를 어긴 사람을 법적 처벌하진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죠.
 

반박 1 "불법화 국가 더 많아, 관리도 쉽지 않아"

대마가 합법화된 곳은 캐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그리고 캘리포니아 등 미국 15개 주다. 이시은인턴

대마가 합법화된 곳은 캐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그리고 캘리포니아 등 미국 15개 주다. 이시은인턴

대마 합법화를 요구하는 측에서 자주 언급하는 게 외국 사례입니다. 실제로 캐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그리고 캘리포니아 등 미국 15개 주에서 기호용 대마가 합법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대마를 합법화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불법인 국가가 훨씬 더 많은 상황입니다. 대마 사용을 인정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란 의미죠.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마 합법화에 대해선 부정적입니다. 관리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데다 유익한 성분만 추출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합법화가 시기상조라는 건데요.
 
이범진 마약퇴치연구소장은 "천연 식물인 대마엔 환각 성분을 포함해 650여종의 성분들이 섞여 있다. 환각 위험이 있는 대마를 폐기하는 등의 체계적 관리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소장은 "제도적으로도 정비가 되지 않았고,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은 상황에서 대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선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박 2 "정신병적 증세 가능, 합법화 지역도 부작용"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상점에서 점원이 대마초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상점에서 점원이 대마초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른 마약에 비해 중독성, 인체 유해성이 덜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합니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마의 THC 성분이 중독성과 의존성을 만든다. 과용할 경우 시각·청각·촉각을 왜곡시켜 환각이나 망상, 급성 정신병적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또한 대마 합법화가 이뤄진 지역에서도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선 대마 사용을 합법화하거나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가한 주에서 모두 청소년 중독·교통사고, 산모 사고가 전반적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했습니다.
 
때로는 인간의 치료를 돕지만, 반대로 심각한 부작용도 가져다주는 대마. 여전히 합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야누스' 같은 대마,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연수·박건·윤상언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영상=이시은·이진영 인턴, 백경민
밀실은 '중앙일보 레니얼 험실'의 줄임말로 중앙일보의 20대 기자들이 밀도있는 밀착취재를 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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