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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편든 호주 때리는 방법…'랍스터·와인' 콕 집은 이유

중앙일보 2020.11.14 10:00
중국이 본격적인 '호주 때리기'에 나섰다.  
  
지난 5일 상하이 수입박람회. 한 진열대에 호주산 와인이 놓여있다. [AP=연합뉴스]

지난 5일 상하이 수입박람회. 한 진열대에 호주산 와인이 놓여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말 석탄·보리·구리·설탕·목재·레드 와인·랍스터 등 최소 7가지 품목의 호주산 상품에 대해 사실상 수입을 금지한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야 하기에 공식적인 '금지'를 한 건 아니지만 은밀한 압박을 했을 것이란 이야기가 무성하다.  
 
앞서 중국은 지난 5월 일부 호주산 소고기의 수입을 막고 보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호주가 코로나19 팬데믹을 두고 미국 편에 서서 '중국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는 게 이유였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이 콕 집은 품목 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게 있다.  
 
호주의 와이너리 [신화=연합뉴스]

호주의 와이너리 [신화=연합뉴스]

 
바로 레드 와인과 랍스터다.  
 
특히 와인에 대해선 반덤핑과 보조금 지급 관련 조사에도 나섰다. 왜일까.  
 
중국은 호주 와인을 가장 많이 사는 나라다. 수출 규모가 연간 약 8억 6490만 달러(약 9644억원)에 달한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35%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프랑스(29%)보다 높은 수치다.  

호주 와인 [AP=연합뉴스]

호주 와인 [AP=연합뉴스]

 
최근 몇 년 새 중국에서 고급 와인에 대한 수요가 확 늘어났는데, 호주산 와인이 이들의 욕구를 채워준 덕이다. 호주 일간지 디 에이지는 "코로나19 이전 매년 중국 관광객 수십만 명이 호주를 다녀가며 '호주산 농산물과 와인은 믿을 만하다'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호주의 와이너리들이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에서 워낙 많이 사들이는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른 나라들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디 에이지는 "양국 관계가 악화할 경우 호주 와인업계는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 우려했다. 
 
랍스터도 마찬가지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해외로 수출된 호주산 랍스터는 7억5200만 달러(약 8384억원) 규모인데, 이중 94% 이상이 중국에서 팔렸다. 중국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 식료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랍스터는 호주가 중국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 중 하나다. [로이터=연합뉴스]

랍스터는 호주가 중국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 중 하나다. [로이터=연합뉴스]

 
와인과 랍스터를 비롯해 중국이 콕 집은 7개 품목의 공통점은 뭘까.  
 
중국으로의 수출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고, 지난 10년간 수출 규모를 급속히 늘려왔단 점이 꼽힌다. 디 에이지는 "노동 집약적이고 소규모 업체들이 많은 농업 산업의 특징 때문에 (수입 금지가) 호주 전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점"도 짚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호주산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대체품을 찾을 수 있는 품목들이란 거다. 중국이 울며 겨자 먹기로 호주산 철광석 수입은 포기하지 못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철광석은 호주 말고 기댈 곳이 마땅치 않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중국의 행동을 국제사회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지난 4일 시진핑 주석은 상하이 수입박람회 기조 연설에서 '개방과 협력'을 강조했지만, 이런 조처는 그 말과 완전히 배치된다." (더 디플로맷)

 
한마디로 '언행불일치'란 평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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