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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70도' 유통 거뜬하다···SK가 미리 찍은 韓 회사

중앙일보 2020.11.14 05:00
LNG가 기체로 바뀌는 모습. 사진 쉘 유튜브 캡처

LNG가 기체로 바뀌는 모습. 사진 쉘 유튜브 캡처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를 액체로 만들면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든다. 부피가 줄면 그만큼 운반하기 편하기 때문에 바다에서 이 가스를 채취해 가져올 때 액체로 만드는데 이를 LNG(Liquefied Natural Gas)라 부른다.

 
LNG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다시 기체로 바꾸는데, 이때 주변이 급격히 차가워진다. 사람 몸의 땀이 마르면서 체온이 식는 현상과 같은 원리다. 다만 LNG는 -162℃에서 기체로 바뀌다 보니 그 속도는 물이 수증기가 되는 수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차가운 기운을 냉매(冷媒)로 재활용하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 제약사 화이자가 곧 출시하겠다고 최근 밝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보관ㆍ유통하기 위해선 -70℃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에선 이런 기법을 이용한 초저온유통기술을 준비하고 있는 곳이 최근 소개됐다. 경기 평택에 초저온 물류센터를 6월부터 가동하고 있는 ‘한국초저온’이다.
SK가 지분 20%를 투자한 한국초저온 평택 물류센터. 사진 SK㈜

SK가 지분 20%를 투자한 한국초저온 평택 물류센터. 사진 SK㈜

한국초저온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항 배후단지에 만들어질 초저온 복합 물류센터 개발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신항에서 약 1㎞ 떨어진 한국가스공사 인천 LNG 기지에서 발생하는 냉기를 물류단지에 공급하는 구상이다.
 
이 회사 지분의 20%를 SK㈜가 갖고 있다는 점도 함께 공개됐다. 코로나19 사태를 예상하지 못한 올해 1월 25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번 백신 출시 움직임에 따라 호재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SK㈜는 이 회사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2017년부터 물류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SK㈜는 백신의 국내 유통을 위해선 한국초저온의 설비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에선 백신 운반을 위한 냉동 운반이 주목받으면서 증권가에선 드라이아이스 관련주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1주 5000원 선에 거래된 태경케미칼은 13일 1만4350원(전일 대비 +0.35%)으로 장을 마쳤다.

태경케미컬의 드라이아이스. 최선욱 기자

태경케미컬의 드라이아이스. 최선욱 기자

이날 한때 전날보다 20% 넘게 오르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신선식품 배송이 늘면서 드라이아이스 수요가 증가해 주가가 계속 상승하다가, 이번 백신 출시 움직임을 두고 상승폭을 키운 사례다.
 
드라이아이스 업계 2위 선도화학을 운영하는 풍국주정 주가도 마찬가지로 올랐다. 올해 3월 1만5000원 안팎이던 이 회사 주가는 13일 2만2200원에 거래됐다. 이 회사 3분기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9% 증가했다.

 
다만 이들 회사가 코로나19 백신 수송을 위한 드라이아이스 공급에 나서려 해도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들 회사는 입주 공단의 주변 공장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받아 이산화탄소를 추출해 드라이아이스를 만드는데, 공장 가동률이 최근 떨어지면서 원료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드라이아이스 평균 가격은 1㎏에 430원(2018년)에서 올해 상반기 550원으로 오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연관 산업의 정상화가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원료 부족에 따른 드라이아이스 가격 급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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