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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의 브로맨스가 독됐다···'쪽박' 명단 오른 김정은·푸틴

중앙일보 2020.11.14 05: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진은 지난 2019년 6월 21일 평양 금수산영빈관에서 산책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진은 지난 2019년 6월 21일 평양 금수산영빈관에서 산책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바라보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지도자가 초강대국 미국을 끌어가게 되면서 각국의 득실도 뚜렷이 나뉘면서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표적으로 손해를 볼 지도자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꼽았다. 반면 바이든의 당선을 본인 만큼 반길 지도자로 독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등을 들었다. 다만 중국 시진핑 주석과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득실 판단은 '보류'다.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46대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46대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FT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만큼 대북정책을 우선순위에 두진 않을 것으로 봤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전략적 인내'로 복귀하지 않더라도 당장 국내 문제가 발등의 불이란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나눈 '브로맨스'도 바이든에겐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단숨에 세계 무대에 데뷔한 뒤 '정상 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를 얻으려 했던 김 위원장 입장에선 서는 손해가 될 것이란 게 FT의 분석이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끈끈한 '브로맨스'를 과시해 온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손해가 막심할 것이란 평가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선언 후 일주일가량 지난 현재까지 축하 인사도 전하지 않는 것 역시 그런 이유에서란 분석이다. 그는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을 측면 지원했다는 의심까지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푸틴의 지도력을 비공식적으로 칭찬해왔고, 민주당은 꾸준히 미국의 대러 제재가 약화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해왔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 강화와 대외정책에서 원칙을 중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7월 G20 정상회담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7월 G20 정상회담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그 밖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나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도 손해를 보게 된 지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웠던 정상들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반면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의 전통적 우방국 정상들은 바이든의 승리에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승자 편에 서 있다는 평가다.     
 
그중에서도 가장 수혜를 볼 나라로는 독일이 꼽힌다. 독일은 트럼프 대통령과 방위비 분담 문제로 충돌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독일 주둔군 감축 결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메르켈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대전 이후 역대 양국 정상 중 최악의 관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 트뤼도 총리도 기후변화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 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 기후협약에서 전격 탈퇴를 선언하면서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즉시 협약 복귀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유럽의 다른 국가 지도자들보다 상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좋았던 마크롱 대통령도 내심 바이든의 당선을 반가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트뤼도 총리 역시 바이든의 등장에 활로가 뚫리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한·중·일 등 아시아 지도자들의 득실은 어떨까? 미국과 무역 전쟁 중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 대해서는 '판단 보류'라고 FT는 평가했다.
 
시 주석에겐 바이든 당선인 역시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은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세계 패권경쟁 구도에서 바이든 행정부 역시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또 전 세계 탄소배출량 1위인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협약을 탈퇴에 도리어 득을 봤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바이든 행정부에선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그럼 스가 총리는 왜 보류일까. 트럼프 대통령과 찰떡궁합을 과시해 온 아베 총리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선 '승자'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게 FT의 평가다. 하지만 '승자'로 못 박기엔 바이든 행정부의 대일 정책이 아직은 분명치 않다는 평가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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