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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육식 줄여야 지구가 숨쉰다

중앙선데이 2020.11.14 00:21 711호 21면 지면보기
우리가 날씨다

우리가 날씨다

우리가 날씨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민음사
 
기후정의선언
우리 모두의 일 지음
이세진 옮김
조천호 보론
마농지
 
우리는 기후변화를 두려워한다. 두려워하지 않지 않는다. 적어도 새 차를 구입할 때 그런 사실이 드러난다. 테슬라 등 전기차의 인기 말이다. 이왕이면 친환경 쪽으로 기울지 않나. 하지만 ‘이왕이면’에서 머문다는 게 문제다. 친환경도 좋지만 수고나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면 친환경을 등지는 쪽을 택한다. 오늘도 거리낌 없이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쏟아내고(하루 일회용 커피 컵을 몇 개나 소비하나), 지금보다 더 잘 먹고 잘살아야 한다는, 우리 생명의 근간인 지구 입장에서는, 대책 없는 경제성장 신화를 맹목적으로 따른다.
 
소개하는 두 책은 물론 공통적으로 기후변화를 경고하는 내용이다. 그러면서도 결은 다르다. 결정적으로, 위기를 완화할 실천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섬뜩한 경고에 그치고 마는 다른 묵시론적 책들과 차이 난다.
 
육식은 기후변화를 악화시킨다. 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 주범이기 때문이다. 전민규 기자

육식은 기후변화를 악화시킨다. 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 주범이기 때문이다. 전민규 기자

‘분더킨트(신동)’라는 찬사를 받으며 미국 문단에 화려하게 등장한 바 있는 소설가 사프란 포어의 『우리가 날씨다』는 화려한 수사학의 극치, 향연 같다. 이래도 기후변화에 무심할 텐가. 어지간히 듣고 또 들어 별 감흥이 없는 기후변화 경고 담론에 생기를 불어넣으려는 프로페셔널 글쓰기 장인의 시도다.  
 
이에 비해 프랑스의 비영리 단체 ‘우리 모두의 일’이 만든, 제목부터 ‘하드보일드’한 『기후정의선언』은 격문(檄文) 같다. 불길한 ‘팩트’들을 기교 없이 전하는 것만으로, 지각 있고 합리적이지만 기후변화와 관련된 실천은 영 하지 않는 당신과 나, 우리 대부분을 윽박지른다.
 
기후정의선언

기후정의선언

그렇다고 『날씨다』에 겁나는 경고 자료가 나오지 않는 건 아니다. 지천으로 널린 기후변화 경고서들에서 익히 접했던 내용 같지만 다시 접해도 충격적이긴 충격적이다.  
 
『날씨다』에 따르면 인간이 자초한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는 이미 여섯 번째 대멸종, ‘인류세 멸종’을 경험하는 중이다.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하자는 파리협약도 소용없다. 성공확률이 5%에 불과한 데다 성공한다 해도, 이미 저질러 놓은 일만으로 ‘부분 멸종’을 피할 수 없다고 한다. 가령 파리협약 목표치를 달성한다 해도 1억4300만 명의 기후난민이 발생하고 4억 명이 물부족에 시달리며 모든 동물종의 절반, 모든 식물종의 60%가 절멸 위협에 직면한다.  
 
기후난민이 대수냐고 할 텐가.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이 보론(補論)을 보탠 『선언』에 따르면 400만 명에 달하는 시리아 난민도 결국 원인은 기후변화였다. 기후난민이었다는 얘기다. 400만 명으로 전 유럽이 몸살을 앓았던 사실을 떠올리면 보통 일이 아니다. 인류는 그나마 덜 고통스러운 길을 놓쳤다. 한국의 경우 1998년 외환위기에 맞먹는 산업 위축을 감내하는 각고의 노력을 매년 기울여야 2050년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묶을 수 있다. 말이 쉽지,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이런 판국에 두 책이 제안하는 실천방안이라는 건 뭘까. 사프란 포어는 육식을 억제하자고 한다. 저녁에는 먹어도 된다고 한다. 아침·점심에 자제하자는 얘기다. (이것도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 모두의 일은 각국 정부와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기후변화 소송을 벌이는 게 원래 하는 일이다. 우리 진짜, 손 놓고 있을 텐가.
 
신준봉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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