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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맥주 열풍…‘국산 술 맛없다’ 편견 깨고 연평균 40% 성장

중앙선데이 2020.11.14 00:20 711호 15면 지면보기
올해 ‘유러피언비어스타’에서 2개 메달을 따낸 브루마스터 이창현씨. 박종근 기자

올해 ‘유러피언비어스타’에서 2개 메달을 따낸 브루마스터 이창현씨. 박종근 기자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맥주 거품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40.8% 성장해 지난해는 633억원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2024년 3000억원 규모로, 전체 맥주 시장의 6.2%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맥주는 맛없다’는 오랜 편견을 깨고 독특한 맛과 향의 수제맥주를 만들어 인기를 끄는 양조장이 늘어난 결과다.
 

‘구스아일랜드’가 인기 주도
“저도수로 트렌드 공략할 것”

2016년 서울 강남에 브루하우스를 열면서 국내에 진출한 ‘구스아일랜드’도 이런 수제맥주 열풍을 주도해온 브랜드 중 하나다. 1988년 미국 시카고에서 작은 브루펍(양조장+펍)으로 출범한 구스아일랜드는 2011년 오비맥주의 최대주주인 벨기에의 AB인베브에 인수됐다. 한국 진출 이후 오비맥주가 양성한 전문 인력이 국내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에서 직접 맥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이곳 소속 브루마스터인 이창현(39)씨는 최근 세계 3대 맥주 대회 중 하나인 ‘유러피언비어스타’에서 한국인 최초로 2개 메달(36 Specialty IPA 부문 금상, 56 Smoke Beer 부문 동상)을 따냈다. 지난 11일 강남 브루하우스에서 만난 이씨는 “맥주는 식물과 같아서 끝없이 애정을 줘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며 “평소 깐깐하게 품질을 분석·관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혁신적인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려 힘쓴 게 (수상의) 원동력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브루마스터는 레시피 개발부터 제조와 설비 유지·보수까지 모든 공정을 책임지는 양조기술자다. 이씨는 9년 전 오비맥주에 입사해 4년여 동안 양조기술연구소에서 일한 것을 계기로 브루마스터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스스로 “맥주는 과학적인 술”이라고 강조하는 만큼 주중·주말, 낮밤을 가리지 않고 맥주만 바라보는 생활을 한다. 원하는 품질에 이를 때까지 원료 투입과 온도 조절 등을 하고, 잠들기 전엔 논문 등을 찾아보면서 양조에 어떻게 응용할지 고민한다.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는 지금껏 약 70종의 맥주를 국내에서 생산했다. 라거부터 스타우트와 IPA(인디아페일에일)까지 다양하다. 이씨는 “코로나19로 캠핑족과 홈술족이 늘면서 맥주 시장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며 “소비자가 전국 양조장을 찾거나 집안에서 각종 캔맥주 테이스팅을 시도하는 등 자신의 맥주 취향을 탐구하는 데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한층 다양한 맛과 향을 내는 게 중요해졌다.
 
또 하나는 저도수의 인기다.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웰빙을 중시하고 직장 내 회식 문화가 바뀌면서 소주에 이어 맥주에서도 저도수를 찾는 경우가 늘었다. 이씨는 “평균 6도 정도인 IPA의 도수를 1.5도까지 낮춘 저도수 IPA나 무알콜 IPA를 새로 개발해 달라진 소비 트렌드를 공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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